소비자입장에서 렌트과 리스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일률적으로 얘기하기 어렵다. 이용자의 상황과 차량 이용형태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리스는 일단 최소 이용기간을 18개월로 정해놓았기 때문에 하루짜리도 이용할 수 있는 렌탈과 수평비교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2년 이상의 장기계약이라면 렌탈과 리스의 장.단점을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동차 장기대여시장은 2만대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렌트업계에선 금호개발이 3천대 이상의 물량을 갖고있고 리스업계에선 지난해 7월 시장에 뛰어든 현대캐피탈이 1천9백대 정도를 깔아놓았다. 저마다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으며 서비스도 뛰어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만큼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렌트과 리스의 차이점=렌탈과 리스는 모두 자동차 소유권이 회사에 귀속된다는 점에선 동일하다. 월간 단위로 이용료를 받는 점도 같다. 하지만 그 정도를 제외하곤 상당히 이질적인 상품으로 봐야 한다. 우선 렌트가 이용기간에 제한이 없는 반면 리스는 최소 18개월 이상의 장기대여만 가능하다. 또 렌탈은 운행거리에 제한이 없지만 리스는 일정거리(2년 6만km기준)를 초과할 경우 km당 40~80원의 할증료가 붙는다. 이같은 측면에서 렌트가 리스보다 편리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렌트가 15인승 이상 승합차나 화물차는 취급하지 않는 반면 리스는 전 차종을 빌려준다. 계약기간이 끝난 뒤 이용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점도 리스의 장점이다. 자동차 보험 가입방식도 큰 차이가 난다. 렌트차량의 피보험자는 렌터카 회사인 반면 리스차량은 차량이용자 개인이다. 따라서 사고가 나면 렌탈 이용자는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리스이용자의 보험요율은 올라간다. 다만 리스이용자가 개인적으로 보험요율이 낮을 경우 렌탈을 할 때보다 훨씬 낮은 보험료를 지불하는 점은 있다. 또 렌트는 3년이상 이용할 경우 보험경력이 단절돼 나중에 보험에 가입할 때 최초 가입과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이미지가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자동차 번호판에 "허"자를 붙이고 다녀야하는 것은 렌탈의 단점이다. 하지만 자가용으로 분류돼 가끔 10부제 시행 등으로 운행제한을 받는 리스차량에 비해 렌탈 차량은 1년 내내 운행이 가능하다. 가격=가장 예민한 사안이지만 렌탈업계와 리스업계 모두 자신들이 가장 경제적이라고 주장한다. 양쪽은 서로 상대방의 가격테이블을 인정하지 않으며 실제 협상에선 대폭적인 할인도 일어난다고 얘기한다. 금호렌터카의 경우 뉴EF쏘나타 2.0.GV모델(자동변속기 장착차량)을 기준으로 1년이상 장기대여시 월 77만원(부가세 별도)의 기본 가격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자체 산정방식으로 뽑아보면 90만원이 넘지만 경쟁여건을 감안해야하고 자체 정비망 운용을 통한 차량유지비용 절감효과도 높아 실제 요금을 내렸다는 것이다. 또 1백대 이상의 단체 렌탈계약은 경우에 따라 추가 할인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렌탈업계의 요금은 다른 업종에 비해 상당히 탄력적이다. 이용자(법인)의 신용도나 구매력파워도 작용한다. 월 이용료는 에쿠스 3천5백cc 1백75만원,뉴그랜저XG 3천cc는 1백15만원 정도로 일반적으로 5~10% 정도의 탄력성이 있다. 가격을 둘러싼 최대의 논란은 정비비용과 기타 간접비용이다. 업계는 차량 유지관리에 따른 고객들의 비용이 생각 밖으로 높다고 주장하는 반면 소비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경향이 강하다. 어떻게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인가=비포장도로나 악조건속에서 자주 운행해야할 경우 정비수요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렌탈이나 리스 모두 유리하다. 다만 순수 금융상품으로 운영되는 일부 오토리스의 경우 정비부문이 빠져있는 상품이 있으므로 유의해야한다. 장거리 운행을 많이 하는 고객들은 일단 렌탈이 유리하다. 운행거리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렌탈은 연료탱크 구조변경이 가능해 휘발유보다 값싼 LPG연료를 사용할 수 있어 차량유지비도 줄일 수 있다. 현재 LPG는 휘발유 대비 65% 정도의 경제성을 갖고 있다. 반면 리스상품은 대체로 표준가격을 적용하고 있어 가격네고에 따른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고 노련한 무사고 운전자의 경우 훨씬 낮은 보험료를 부담할 수 있다. 외관상 일반 자가용처럼 운행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조일훈 기자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