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00660]반도체 주채권은행장의 '지퍼론'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강원 외환은행장은 23일 은행 본점에서 기자와 만나 "개별 기업 구조조정안에 대한 공개논의 자체가 기업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앞으로 하이닉스 정상화과정에서 진행되는 사항들에 대해서는 모두 함구로 일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행장은 "주주 등의 알권리도 중요하지만 기업가치를 훼손시키지 않도록 하기위한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며 "결과로 얘기하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정부 등과 협의할 때도 가능한 한 문서로 하지 않고 구두로 할 생각"이라며 하이닉스 처리에 관한 한 `알권리'와 `기업가치' 가운데 후자를 택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기업가치를 앞세운 이같은 `지퍼론'을 보는 시각은 '무소신'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이 해외매각 무산이후 독자생존이나 매각에 대해 소신있는 방향설정을 하지 못해 하이닉스는 아직도 `표류하는 배'로 남아있다"며"이제는 정권교체기를 맞아 더욱 주변 눈치를 살피게 됐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번 구조조정안에서 획기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없는 곤란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관계자는 "이해당사자가 많은 하이닉스 문제에 대해 객관적인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행장의 의지"라며 "시장원리에 충실하게 일을 추진하기 위해 세운 하나의 원칙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