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사실상 서울은행 인수자로 결정되면서 합병준비에 한창이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대한 서둘러 연내에 합병은행으로 출범하겠다는 목표로 본계약 체결을 위한 세부협상과 동시에 합병은행 경영 구상으로 바쁘게보내고 있다. 하나은행은 직원 융화를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보람은행 등과의 합병 노하우를 살리면 통합 작업이 힘겹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본계약 체결 우선인수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9월말∼10월초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밤 늦게까지 작업을 하고 있다. 합병비율 등 주요 항목은 인수제안서 내용을 따르기 때문에 세부적인 계약서 문구조정만 남았다고 하나은행은 말했다. 다만 예보에서 인수대금 1조1천억원 지급보장안에 대해 좀 더 확실한 보장안을내놓을 것을 요구하는 것이 골칫거리다. 또 한국종금 부실책임이나 서울은행 노조의 반발도 본계약 체결 전에 해결을 봐야할 문제다. ◆ 합병비용 합병비용은 합병추진위원회가 가동돼야 계산이 가능하겠지만 수백억원 수준을넘지 않을 것으로 하나은행은 보고 있다. 행여 한국종금 부실책임을 떠안아 채권 570억원어치를 매입하더라도 실제 비용은 시장금리와의 차이인 100여억원이라는 설명이다. 또 명예퇴직 비용도 일부 들겠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어느정도 규모가 될지 따져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전산통합 비용이나 합병은행 출범에 맞춘 홍보비, 상품 개발비 등을 합쳐도 부담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하나은행은 주장했다. ◆ 통합 과제 - 직원융화.전산통합 합병과정의 가장 큰 과제는 직원 융화와 전산 통합이다. 특히 서울은행 노조의 반발은 합병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김승유 행장은 같은 금융인으로서 마음을 열고 대화를 제안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갈 것이라고 누차 강조하고 있다. 김 행장은 보람은행의 경우와 같이 서울은행 출신을 인사부장으로 삼는 것도 한방안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은행과 급여체계를 조율하는 것도 큰 과제이다. 하나은행은 성과급제를 일부 반영하고 있는 반면 서울은행은 연차와 직책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전통적인 형식이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장기적으로 서울은행 직원들이 하나은행의 성과급제에 적응해야겠지만 과도기를 무리없이 넘기는 방안은 서울은행측이 참여한 합추위에서 결정할 생각이다. 이에비해 전산시스템 통합은 비교적 수월한 문제이며 국민.주택은행과는 달리수개월이면 해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옛 주택은행이 특수업무를 취급하고 있었기 때문에 통합작업이 까다로왔지만 일반 시중은행끼리 통합은 비교적 단순하다는 설명이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