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업계는 수십년간 서울우유 매일우유 남양우유의 3강 구도가 깨지지 않고 있다. 35%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 서울우유는 경영효율과 안정적 시장장악을 목표로 선두자리를 굳히고 있고 매일과 남양은 10~13%대를 오가며 2~3%의 점유율 차로 2위자리를 다투고 있다. 최근 급감하고 있는 우유소비를 늘리기 위해 업계들이 연대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그 속에서는 시장을 둘러싼 한치 양보없는 마케팅 전쟁이 전개되고 있다. 매일유업은 서울 명동에서 "밀크 셰이크" 페스티벌을 개최,다양한 종류의 과일이나 야채를 이용한 우유 음료를 소개하며 판촉활동에 나섰다. "키즈(Kids) 생활영어"를 새긴 우유팩 제품을 선보여 관심끌기에 성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매일뉴질랜드 치즈의 지분을 모두 인수해 치즈 사업강화에도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남양유업은 외식사업 확대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 일산 대구 등 모두 3곳에 있는 피자 전문 매장 "피자피아띠"를 연말까지 15곳으로 늘릴 계획.이탈리안 레스토랑 "일 치프리아니"도 올해안에 4곳으로 확장하기로 했다. 빅3의 힘겨루기는 전통적 취약지역인 중부권 시장공략에서도 이미 막이 올랐다. 매일유업은 지난 5월 충남 청양의 농협목우촌 공장을 1백32억원에 인수,중부권 공략의 토대를 구축했다. 청양공장은 97년 축협(농협으로 통합)이 유가공 사업을 시작하면서 만든 설비로 하루 평균 5백톤의 원유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다. 2백ml 우유 2백만개,65ml 발효유 6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매일의 중부권 공략의 전진기지가 탄생한 셈이다. 남양유업도 이에 질세라 같은 달 1천2백억원을 투자해 무인자동화 설비를 갖춘 최첨단 목천공장을 준공했다. 집유에서부터 차량적재까지 사람손이 닿지 않는 시설이다. 서울우유도 공장터를 확보하기 위한 물색작업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고 물리는 빅3의 특별한 관계는 신제품개발에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연령과 성별 니즈에 맞춰 특정성분을 강화한 기능성제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우유의 경우 지난해 9월 헬로우 앙팡을 내세워 이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어린이 우유 대명사인 앙팡에 면역강화성분(뉴클레오타이드)을 넣어 기능성성분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헬로우 앙팡은 DHA 액상철분 등 기능성 영양성분을 골고루 보강해 어린이의 영양균형에 초점을 맞췄다. 남양유업이 내놓은 비장의 카드는 방판전용 우유 빅키드.국내 최초로 CGF(클로렐라 성장 발육인자)를 함유시켜 신장 및 체격 향상을 돕도록 했다. 매일유업은 "뼈로가는 칼슘우유" 시리즈를 잇달아 히트시키며 매출실적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이관우 기자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