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구상을 위해 1개월여째 일본에 머물고 있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하반기 경영의 키워드로 '준비경영'을 제시했다. 지난달 16일 출국한 이 회장은 일본 체류중 일본 전자업계의 경영진과 기술고문들을 만나 업계 동향과 미래기술 발전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삼성 관계자는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회장이 장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을 교훈삼아 한국경제가 일본과 같은 흐름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고 이를 위해 기업은 무슨 역할을 해야할지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며 '준비경영'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제시한 '준비경영'에는 거시경제 변화에 대비해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하면서 5∼10년 뒤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담겨 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삼성은 이 회장이 △한국기업이 과연 일본 전자기업을 앞서 갈 수 있는지 △일본기업들은 중국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삼성이 글로벌 리딩 컴퍼니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또 체류기간중 일본의 기술력이 대만의 과감한 투자의욕과 중국의 노동력과 결합할 가능성에 대해 점검하라고 삼성전자 등에 지시하기도 했다. 중국과 대만기업들이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는데 대해 대비할 필요성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