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화상대출상품이 급전(急錢)대출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화상대출상품이란 고객이 대출 모집업체를 방문, 무인대출기 앞에서 대출을 신청하면 화상통신기에 설치돼 있는 카메라와 지문인식기를 통해 본인 여부를 확인한 후 그 자리에서 바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상품. 대출모집인을 통한 소액대출 영업에 한계를 느낀 저축은행들은 화상대출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 소액대출의 새로운 표준 =푸른저축은행은 지난 6월부터 천안 대전 스카이저축은행 등과 함께 화상대출상품인 'i뱅킹'(대출한도 1백만, 2백만원, 금리 연 48%, 56%)을 취급, 19일 현재 1백85억2천6백만원의 대출실적을 올렸다. 푸른저축은행의 i뱅킹 신규대출액은 최근 눈에 띄게 급증, 지난주 31억1천8백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같은 기간(16억2천만원)에 비해 92.4% 늘어난 수치다. 화상대출을 취급하는 i뱅킹 대리점수도 지난 6월 중순 1백개에서 7월말 현재 2백개로 늘었다. "이제까지 저축은행의 대출영업을 맡아 왔던 대출모집인이 사라진 자리를 화상대출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는게 이 회사 김문태 소비자금융부장의 얘기다. ◆ 인기비결은 =금융소비자들이 화상대출을 선호하는 이유는 '빠른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저축은행 고객들은 대출모집인을 통해 돈을 빌리기 위해선 최소 3일을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화상대출을 이용하면 대출심사 대출한도결정 대출금지급까지 모두 30분 안에 끝낼 수 있다. 저축은행들이 화상대출영업을 확대하는 이유는 최근 급상승하고 있는 소액대출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서다. 푸른저축은행의 하인국 사장은 "화상대출의 장점은 대출심사시 화상을 통해 대면 심사를 할 수 있는 점"이라며 "모집인을 통해 대출고객을 유치할 때의 각종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벤치마킹 바람 =화상대출이 인기를 끌자 이를 벤치마킹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대금업계에선 예스캐피탈 베스트크레디트 등이 i뱅킹과 유사한 대출상품을 내놨다. 국내 저축은행업계에선 골드저축은행이 화상대출을 실시중이며 현대스위스 진흥저축은행 등도 이 상품을 준비중이다. 한편 화상대출상품을 개발한 푸른저축은행은 i뱅킹의 특허권을 주장하고 있어 향후 화상대출을 실시하는 업체와 푸른저축은행간의 특허권 침해논란도 예상된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