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극심하고 붕괴우려에 직면해 있다는 보도(한경 20일자 11면)는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우리나라 역시 부동산 가격이 이상 급등한 상태이고 장차의 후유증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적지않은 터여서 더욱 그렇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영국 등 주요국 부동산 가격이 근년들어 이상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중국은 특히 위험한 국면이라는 분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상하이 사회과학원의 발표로는 이 지역 토지가격이 올들어 7월까지만도 2배나 치솟는 등 토지와 주택가격이 과도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경제 성장률이 7%를 웃도는 고속성장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치솟는 현상은 중국을 포함한 개도국에서는 흔히 관찰되는 일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거품이 꺼지는 과정에서 자칫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아시아 인근지역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면에서 중국의 부동산 가격 급등은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로 치부할 수 만은 없다. 선진국에서는 영국의 7월 주택 가격이 전년동기 대비 21%나 올라 13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미국 역시 최근 5년간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20%를 넘어설 정도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상태라고 한다. 상반기 지가 상승률이 전국평균 3.07%,서울지역은 5.35%에 달한다는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고 보면 일본을 제외한 주요 국가들에서 일제히 부동산 가격 이상급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성 싶다. 부동산 가격이 이처럼 세계적인 급등세를 보인 것은 금리인하 조치 등으로 크게 불어난 각국의 부동자금이 때마침 증시침체라는 역풍을 맞으면서 대거 부동산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각국이 유사한 경기대책을 추진하면서 증권시장에 이어 이제는 부동산 시장까지 세계적으로 동조화(synchronization)되는 듯한 양상이다. 문제는 전문가들이 우려하듯이 이상급등한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빠지면서 일본과 유사한 형태의 장기적인 자산디플레 현상이 초래되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일본은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에 걸쳐 과도한 자산가격 거품 현상이 발생했었고 지금까지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경제는 하반기 들면서 경기흐름이 눈에 띄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책 당국은 급상승을 계속해왔던 부동산 가격 동향에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