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자산 기준으로 업계 3위를 달리고 있는 신한은행은 20년 전 첫 출범 때만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1982년 7월7일 출범 당시 자본금은 2백50억원에 불과했고 점포는 고작 3곳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제는 총자산이 65조원에 육박하고 자기자본은 2조8천억원이 넘는 대형 은행으로 성장했다. 직원은 2백79명에서 4천3백43명으로 늘어났고 점포수는 1백배가 넘는 3백41개로 증가했다. 지난 6개월간 벌어들인 순이익만 3천60억원에 달한다. 지난 10여년간 연평균 21% 이상의 자산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엔 9조, 올해엔 1.4분기에만 4조원의 자산이 늘어났다. 이같은 성장배경에는 90년대에 체계적으로 진행한 내적 구조조정 작업이 한 몫을 했다. 은행의 전략방향을 재설정하고 이를 위한 각종 시스템적 기반을 다져나갔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91년부터 96년까지 은행감독원에서 실시한 은행경영 평가에서 6년 연속 AA등급을 받았다. 유러머니지로부터는 96년,97년,2000년에 한국 내 최우수 은행으로 선정됐다. 국제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와 S&P는 외환위기 이후 국내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투자적격 등급을 부여하기도 했다. 외환위기의 여파가 남아있던 99년 4월 독자적인 신용만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4억달러의 해외 주식예탁증서(DR)을 발행해 재무구조를 견실히 하는 성과를 낳았다. 99년엔 지배구조를 이사회 위주의 책임경영체제로 전환하고 시장별 사업본부제를 도입해 조직구조의 혁신을 이뤘다.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사이버론,인터넷뱅킹시스템,신용관리시스템 등 선진금융시스템도 다른 은행에 비해 한 발 앞서 도입함으로써 국내 은행권의 선진화를 사실상 선도해왔다. 2000년엔 대형화와 겸업화를 모토로 내걸고 세계적 금융그룹인 BNP파리바와 포괄적인 업무제휴를 통해 신한지주회사를 출범시켰다. 신한지주회사의 주력영업채널 역할을 하면서 자회사간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신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원스톱 종합금융서비스(방카슈랑스,펀드,카드,대출 등 교차판매)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자금조달 및 운용부문에서는 금융채 등 시장조달을 확대하고 대출 등 고수익자산 비중을 확대하며 외환,부동산금융,종합금융 등 수수료 비즈니스 사업역량도 강화해 수익원을 다양화시킨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신한은행은 2006년엔 총자산 1백2조7천억원, 총자산영업이익률(ROA)와 자기자본이익률(ROE) 각각 1.2%와 25% 이상을 달성함으로써 규모면에서는 두번째, 생산성과 수익성 면에서는 최고은행으로 자림매김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다른 은행과의 합병도 고려할 수 있다는 게 은행측의 설명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