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가 산업기술 이전의 산실로 자리잡고 있다. 포항공대는 올 상반기중에만 자체기술로 개발한 11건을 산업계에 이전했다. 이는 중소기업청이 조사한 20개 국내 대학의 지난 한햇동안 평균 기술이전 실적(2건)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다. ▶관련기사 3면 바이오 관련 분야 기술이전이 8건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 5월 바이오샘에 '저에너지 전자빔을 이용한 고정밀 패턴형성기술'을 이전한데 이어 6월엔 바이오플러스에 '균일하고 입자분포가 좁은 금속-고분자 나노복합체 및 제조기술'을 넘겨줬다. 또 컴퓨터 분야에서 2건,전자 분야에서 1건의 기술이 이전됐다. 포항공대가 지난해 이전한 기술 가운데는 이미 상용화 단계에 들어간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J&H테크놀러지는 전자전기공학과 정홍 교수팀에서 이전받은 기술로 '3D 스테레오 비전칩'을 제작,상품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회사측은 이 칩이 국내 자동차회사와 공동 개발하고 있는 자동 충돌 방지장치에만 적용되더라도 연간 5백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광부품업체인 파인옵틱스도 포항공대로부터 넘겨받은 기술로 플라스틱 가공을 정교하게 할 수 있는 핫엠보싱(고온가압표면가공) 기기의 국산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95년 출시된 동아제약의 C형 간염 진단시약의 경우 포항공대 기술이전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생명과학과 성영철 교수팀이 정부 국산화 촉진정책으로 개발한 이 기술로 동아제약은 지난해 1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포항공대의 이같은 산업기술 이전 성과는 산·학·연 협력체제를 기본으로 해온 실용적인 학풍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포항공대는 특히 기술이전업무 전담조직인 기술이전센터를 다른 대학보다 훨씬 앞서 설립했다. 최근에는 전국 대학기술이전센터협의회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포항공대가 지나치게 외형적인 실적 위주의 기술 이전에 치중해왔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97년에 5건을 이전,1억6천만원의 로열티를 받았으나 99년엔 12건에 1억6천만원을,지난해엔 26건에 1억8천만원을 받는데 그쳤다. 이는 상품가치가 낮은 기술 이전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포항공대식 기술이전 사업의 한계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제 기초적이면서 부가가치가 큰 기술을 개발,이를 산업계에 이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별취재팀 strong-kor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