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들이 기업구조조정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증시침체와 코스닥시장의 등록요건강화 등으로 벤처보다는 기업구조조정투자를 '대안'으로 삼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KTB네트워크 한국기술투자(KTIC) 등 대표적인 벤처캐피털들은 올들어 기업구조조정분야에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보다 2∼3배 많은 금액을 쏟아부었다. KTB네트워크의 경우 올들어 7월말까지 기업구조조정 분야에 5백8억원을 투자했다. 주요 투자업체들로는 2백21억원을 투입한 삼성제약을 비롯해 큐리텔 비츠로셀 금강공업 등이다. 반면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벤처기업에는 기업구조조정 부문의 절반수준에 불과한 2백74억원을 투자했다. KTB네트워크는 지난해의 경우 벤처와 기업구조조정부문에 각각 9백31억원과 9백70억원을 투자,엇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었다. KTB관계자는 "벤처캐피털업체들이 투자회수의 다양성차원에서 구조조정쪽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말 2천80억원규모의 기업구조조정펀드 만기를 맞아 청산작업을 하고 있는 한국기술투자는 올 하반기에 대규모 기업구조조정투자계획을 잡아놓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7월께 미도파의 구조조정에 5백52억원을 투자했다. 상반기 벤처투자액인 1백46억원의 3배가 넘는 규모다. 한국기술투자는 하반기 기업구조조정투자를 위해 대상기업을 선정해 수익창출계획 등 마스터플랜을 세운후 투자자를 모집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기법을 도입키로 했다. 산은캐피탈은 상반기까지는 기업구조조정부문의 투자가 53억원에 불과했지만 하반기에는 대폭 늘릴 계획이다. 이 회사의 이호준 기업구조조정팀장은 "현재 잡혀있는 몇가지 투자계획을 감안할때 올연말까지 1천억원이상이 기업구조조정쪽에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털업체들의 기업구조조정 겸업신고도 늘고 있는 추세다. CRC(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3개 벤처캐피털이 산업자원부에 기업구조조정 겸업을 등록했다. 겸업을 위해서는 벤처캐피털 등록요건인 자기자본 1백억원외에 70억원을 추가증액해야 한다. 현재 기업구조조정 겸업창투사는 총 16개사에 달한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