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에 이어 하나은행도 서울은행 인수를 위한 수정제안서를 매각주간사인 미국 골드만삭스 측에 제출할 방침이라는 보도(본지 14일자 1면)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론스타와 마찬가지로 인수대금을 상향조정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게 하나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고 보면 사실상 서울은행 매각은 재입찰을 실시하는 셈이다. 우리는 우선 왜 이같은 혼란스런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시한을 정해 입찰제안서를 받아 검토했으면 그만이지 열세에 몰린 당사자가 추가제안을 통해 가격을 올리겠다는 수정제안을 낸다는 게 과연 합당한 일인지 상식적으로는 납득하기 어렵다. 론스타의 추가제안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던 하나은행이 뒤늦게 추가제안에 나서는 것은 또 어떻게 합리화될 수 있는 일인지 의문이다. 수정제안이 아니라 1차 입찰제안서 내용에 대한 추가설명의 형식을 취하는 만큼 절차상으로 문제가 없을지는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서울은행 매각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임은 분명하다. 이는 서울은행 자신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예컨대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탈락자가 반발할 여지가 그만큼 커졌다. 만에 하나 법적 대응으로 이어진다면 서울은행 정상화의 길은 더욱 멀어질 게 틀림없다. 이번 사태가 은행뿐만 아니라 기업구조조정의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당국의 보다 분명하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집행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잖아도 노조 등에서 매각을 반대하고 있는 터에 불필요한 혼란을 부추겨 부작용과 후유증을 자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16일 양측의 수정제안 내용을 수용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어떤 결론을 내리든 더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정부는 될수록 빨리 명쾌한 입장을 정리하고 금융산업구조개편의 큰 틀을 가다듬어 갈 수 있는 기반구축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