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이 회계의 부정직성으로 열병을 앓고 있다. 분식회계가 주된 요인으로 이해되고 있으나 보다 더 근원적인 문제는 최고경영자(CEO)들의 회사가치 포장을 위한 탐욕이 아닌가 싶다. 특히 과도한 스톡옵션 부여와 회계처리 문제는 새로운 관행의 정립을 요구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 정착과정에서 태생된 스톡옵션은 이제 우리에게도 보편화된 제도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스톡옵션 제도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본래의 목적에 부합하는 쪽으로 발전시키고 있는가? 또 시행과정에서 조직의 융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오지는 않는가? 정부에서도 현행 제도를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더 중요한 것은 제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다. 스톡옵션 제도가 올바른 성과급제로 자리잡아야 생산성 향상을 통한 기업의 가치증대라는 진정한 목표가 이루어질 것이다. 스톡옵션을 부여할 때는 다음 몇가지 사항에 대한 올바른 인식부터 갖춰야 한다. 첫째,현재 주주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려다. 스톡옵션은 어떤 형태이건 주식수가 늘어나면서 현 주주의 주당 가치를 희석시킨다. 그리하여 과다한 스톡옵션 부여는 주가를 끌어내리는 역할도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미리 충분한 자사주를 취득하여 그 범위 내에서 스톡옵션을 부여함으로써 현재 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거나,장차 발생하게 되는 비용을 보수적인 관점에서 회계처리해야 할 것이다. 시장의 투자자들도 스톡옵션으로 인해 주당 가치가 희석된다고 판단된다면 그 부분만큼 주식가격에 반응하는 것도 당연한 투자행위가 될 것이다. 두번째로 스톡옵션 부여는 일정한 목표 아래 합리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생산성 향상이라는 목표를 전사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부여 대상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부여 수량의 산출근거가 합리적이어야 하고 결정과정도 정당한 절차를 갖추어야 하며,특히 강조돼야 하는 것은 반드시 성과에 연동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또 행사가격도,특히 경영진에 대한 인센티브 스톡옵션의 경우 주가가 기업가치 증진 외의 요인에 의해 올랐을 때를 대비해 업종지수와의 비교 등을 거쳐 조정하는 방식으로 실제적인 경영성과에 대해서만 보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스톡옵션의 결의는 각 참여자들이 각별한 프로페셔널리즘을 발휘,그 적정성을 심의해야 한다. 집행임원이 아닌 이사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것은 매우 중대한 문제로서 그들의 역할,회사에 대한 기여도에 대한 심도있는 검토를 거친 후 결정되어야겠다. 세번째로 스톡옵션은 인사관리의 입장에서 접근,보상체계의 일부로서 시행되어야 하며 남용이라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보상체계는 시장의 임금질서와 크게 상충되지 않아야 한다. 스톡옵션은 성과가 출중했을 때 보다 나은 보상이 이루어진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해야지 소위 '대박'을 기대하는 심리가 저변에 있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보상체계는 국내시장을 중심으로 비교돼야 한다. 구매력과 노동시장 여건이 다른 나라와의 단순 비교는 의미가 없다. 임금에 대해 한가지 언급하고 싶은 것은 최근의 언론보도에 나타난,일부 기업에서 임원이 사용하는 공적 경비를 급여에 포함시키고 업무용 경비를 급여에서 사용하게 하는 경우다. 노동의 대가인 임금은 업무용 경비와 당연히 구분되어야 한다. 넷째로 스톡옵션은 조직의 융화,생산성 배가 등의 당면한 목표아래 다양한 형태로 수용될 수 있어야 한다. 스톡옵션에는 어떤 한가지의 정형이 있는 것은 아니며 기업가치 증진이라는 명제아래 최적의 형태를 창안 발전시키면 되는 것이다. 예컨대 합병한 회사에서 직원의 단결을 위해 소량의 스톡옵션을 전 임직원에게 부여한다든지,인센티브 체계에서 고위직의 상여금의 일부를 스톡옵션으로 주되 주식매각은 몇 년에 걸쳐 하도록 하는 방법 등이 있을 것이다. 끝으로,시장에 대한 공시가 철저히 이루어져 투명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스톡옵션제도가 내실있게 정착되어 기업가치 증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djkim@pcaasset.co.kr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