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방문판매와 시판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중 화장품 방문판매 시장은 25% 가량 커지며 성장을 주도한 반면 전문점 위주의 시판부문은 위축세를 면치 못했다.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올 1∼6월 중 국내 화장품 업계의 매출은 모두 1조2천6백54억원(상위 10개사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가량 늘었다. 태평양과 LG생활건강이 각각 15%와 11%라는 성장세를 누렸다. 반면 코리아나는 1.5% 성장에 그쳤다. 한불화장품 한국화장품도 각각 전년보다 매출을 15% 가까이 늘리며 선전했다. 상반기 성장의 견인차는 방문판매였다. 화장품 방문판매 매출은 평균 25%,많게는 75%에 달하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업체들이 마진률 높은 방판부문에 전력투구한 결과다. LG생활건강 나드리가 잇달아 시장에 진출했다. 한국화장품 한불화장품 등도 방판 비중을 더욱 높였다. 특히 한국화장품은 방판 매출을 전년보다 74.2%나 늘렸다. 방판시장의 강자로 직판 비중이 85%나 되는 코리아나는 오히려 부진했다. 올 상반기 방판 매출은 1천5백억원. 작년 상반기의 1천4백95억원에 비하면 제로 성장인 셈. 시판 시장에 참여하면서 직판을 다소 소홀히 한데다 방판시장이 경쟁사들에 잠식당했기 때문이다. 화장품 시판시장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시판의 점유율은 44%에 머물렀다. 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이전 70%에 근접했던 점유율에 비하면 20% 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주구매층인 젊은 여성들이 화장품 전문점대신 백화점이나 할인점을 많이 찾는데다 방판이 고가품 고객을 잠식한 결과다. 인터넷쇼핑과 TV홈쇼핑의 할인 공세도 화장품 시판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김기현 한국화장품 마케팅팀장은 "시판 브랜드가 회사 이미지를 좌우하는 만큼 전문점 시장을 살리기 위해 업계가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