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에도 불구하고 다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특히 향후 환율하락 등에 대비,원가와 비용을 근본적으로 절감하기 위해 경영혁신 및 6시그마활동과 결합된 원가절감 운동을 펼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중 사상최대인 3조8천억원의 이익을 낸 삼성전자는 최근 6시그마활동을 중심으로 근원적인 원가절감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개발 구매 설계단계에서 원가를 낮추기 위해 관련분야 임원급을 대상으로 원가절감 교육을 시작했으며 전임직원으로 교육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은 또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에 해외법인들을 단계적으로 통합시켜 재고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물류단계도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반도체의 경우 재고를 2주일치 미만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원화절상추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해 달러당 원화환율 1천원대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사업단위별 원가절감 목표를 설정,이행실적을 점검키로 했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생산비용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공정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원가를 절감하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상반기 영업이익 7천9백63억원으로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린 LG전자도 한계원가를 실현,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환율불안에 대비,해외법인의 생산비중을 높인다는 방침을 세우고 해외법인의 원가절감에 주력하고 있다. 백색가전부문의 경우 '30% 더 많이,30% 더 빠르게'를 모토로 한 '패스트 이노베이션(Fast Innovation)'활동을 전개,생산성을 극대화한다는 경영방침을 세웠다. 부품표준화와 설계기법 변경,글로벌 아웃소싱을 통한 공동구매 등 다각적인 원가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도 사업팀별로 환율 9백∼1천원대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사업구조를 연내에 갖춘다는 목표로 대대적인 원가절감 노력을 진행중이다. 이 회사는 상반기에 영업이익 5천57억원,순이익 3천2백72억원의 실적을 거둬 반기기준으로 창사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을 올렸다. 삼성SDI는 지난달 하반기 전략회의를 열고 제품설계 단계에서부터 원가개념을 적용하고 부품 및 설비 국산화 등을 통해 생산비용을 낮추는 방안을 집중 개발키로 했다.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의 경우 여러개의 회로를 하나로 집적,부품 수를 최소화하고 세정액과 형광체 등 일본업체에 의존했던 화학약품도 국산으로 다원화하기로 했다. 올해 예상 경상이익 4천억여원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모비스는 이달부터 1백억원을 목표로 전사적인 원가절감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개인별 문구류 비용지출 상한선을 정하고 해외특급 우편 및 DHL을 이용한 개인우편 발송은 금지했다. 또 부서별 회식도 대폭 축소하고 회사식당을 많이 이용하도록 했다. 선풍기 히터 등 개인 전열기구 사용을 자제토록 하고 퇴근 전에 반드시 컴퓨터를 끄도록 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도 원화절상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구매 마케팅 등의 부서에 원가절감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려놓은 상태다. 모비스와 마찬가지로 직원들 저녁 회식비에 대한 영수증 처리를 보다 엄격하게 하고 중복성 판매관리 비용도 대폭 삭감하기로 했다. 연구개발(R&D)분야에서는 현대·기아간 플랫폼 통폐합을 가속화함으로써 연간 수천억원대의 개발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성택·조일훈·이심기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