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를 다녀온 뒤 '바캉스 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무리한 일정과 부주의한 건강관리로 각종 질병에 걸리거나 생체리듬이 깨지면서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거나 일이 제대로 손에 잡히지 않아 고생한다. 바캉스 후유증의 증상과 대처 방법을 을지대학병원 박경유(이비인후과)교수와 최희정(가정의학과)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피로와 수면장애 = 휴가에서 돌아온 뒤 극심한 피로나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대부분 휴가 기간 동안의 불규칙한 생활로 생체 리듬이 깨지면서 발생한다. 휴가 기간을 집에서 보낸 경우에도 더위나 자유분방한 생활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경우가 많고 휴가지에서도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거나 놀다가 새벽이나 낮에 잠을 자게 되므로 생활의 리듬이 깨지면서 일상 생활에 적응이 되지 않아 생기는 현상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무엇보다도 규칙적인 일상의 생활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출근을 시작하기 하루 전에는 집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도록 한다. 출근 후에도 일주일 정도는 일과 후 술자리나 회식자리를 피하고 일찍 귀가해휴식을 취하고 하루 7-8시간의 수면을 취하도록 한다. 피로하다고 늦게까지 자거나 장시간 잠을 자는 것은 오히려 더 피로감을 느끼게 하는 원인이 되거나 본격적인 수면장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낮 동안에 심한 피로가 느껴지면 점심 시간을 이용하여 잠깐 동안의 숙면을 취하는 것도 오후의 능률을 올려주고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데 유용하다. ◇ 피부손상 = 산이나 바다와 같은 야외에서 직접 내리 쪼이는 강한 햇볕은 장시간 노출되는 경우 일광 화상은 물론 기미나 주근깨와 같은 피부 질환을 유발할 뿐 아니라 피부의노화도 촉진시킨다. 강한 햇볕에 노출된 후 피부가 붉게 부어오르면 통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냉장보관해 둔 차가운 물수건이나 얼음주머니를 마른 수건에 싸서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물집이 잡힌 경우라면 2차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의사와 상담을 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일광 화상이 생기고 난 후 피부 관리는 건조하지 않게 유지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기본적으로 몸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기 위해 하루 7-8잔의 물을 마시는 것이 필요하다. 차가운 오이 마사지는 수렴작용과 보습작용을 함께 해주므로 좋은 보습 방법이 된다. 비타민 A나 항산화작용이 있는 비타민 C, E 가 포함되어 있는 화장품이나 항산화제 보충제는 자외선에 의한 피부노화나 기미와 같은 색소 병변에 효과가 있다. ◇ 눈병 = 해수욕장이나 수영장에서 감염되기 쉬운 유행성 눈병도 바캉스가 끝난 후 자주발생하는 후유증이다. 유행성 눈병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1-2주 정도면 회복이 가능하지만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 따라서 가족 중에 눈병 환자가 발생하면 전염을 막기 위해 자주 손을 씻고 손으로 눈을 직접 비비지 않도록 주의하며 환자와 수건을 따로 쓰는 등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눈병은 2차적으로 세균 감염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하고 간혹 합병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안과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 귓병 = 귓병의 대부분은 세균성 외이도염으로 귓속의 외이도(귓바퀴에서 고막에 이르는통로)의 점막이 붓고 진물이 흐르게 된다. 통증이 심한 경우 타이레놀과 같은 진통제를 사용하고 항생제 연고를 면봉에 묻혀 외이도에 발라주면 호전된다. 세균성 질환은 스테로이드가 들어 있는 연고를 잘못 사용하는 경우 오히려 증상이 더 악화되므로 아무 연고나 바르는 일은 삼가야 한다. ◇ 설사 = 바캉스 후유증 중에서 가장 흔한 질병은 급성 복통과 설사, 구토를 동반하는 급성 세균성 장염과 바이러스성 장염이 대부분이다. 장염이 발생하고 난 후에는 특히 우유나 유제품을 소화하는 능력이 떨어져 소화불량이나 설사, 복통 등이 지속될 수 있으므로 장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는 우유나 유제품을 피하는 것이 좋다. (대전=연합뉴스) 이은중기자 j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