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행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어제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심사소위가 하나은행을 선정했다. 특별한 사안이 발생하지 않는 한 오늘 열릴 공자위 전체회의에서도 소위의 이같은 결정은 그대로 확정될 것이 확실시된다. 하나은행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것은 가격조건에서 유리했을 뿐만아니라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란 정부원칙에도 부합됐으며,여러 면에서 하나은행이 경합자인 론스타보다 우월하다는 매각 주간사인 골드만삭스의 의견도 크게 고려된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는 우선 지난 5년동안 지지부진했던 서울은행 매각 향방이 마침내 결정된 것을 환영한다. 인수자 선정문제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은행의 영업력약화와 대외신인도 저하 등의 부작용이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나은행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우세한 인수조건 등에 의해 결정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국내 우량은행과의 합병으로 귀결된 것은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본다. 생사의 기로에 섰던 외환위기 당시와는 달리 지금은 은행의 대형화를 통한 경쟁력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란 점에서 그렇다. 서울은행과 하나은행이 합병하면 자산규모가 84조원으로 제3위의 대형은행이 탄생하고 이를 계기로 은행산업의 구조조정이 한층 촉진될 것이기 때문이다. 매각조건에 있어서도 제일은행을 매각할 당시와는 달리 풋백옵션(사후 손실보장)없이 팔수 있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5천억원을 받고 판 제일은행에 지금까지 모두 17조1천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고,이중 4조5천억원이 풋백옵션에 의한 추가부담이었음을 되새겨보면 매각조건의 개선이라고 평가할만 하다. 하나은행이 요구한 면책권(indemnification)제도는 어느 범위까지 인정하느냐가 관건이긴 하지만 꼭 필요하다면 수용해 주는 것도 긍정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매각 이후의 부실에 대해선 인수자가 책임을 지고 소송등으로 아직 장부에 표시되지 않은 부실에 대해서만 매각자가 책임을 지는 이 제도는 이미 국제적 상거래 관행으로 굳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공자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더라도 앞으로 양해각서 교환과 세부적인 인수조건을 협의해야 하는 등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있다. 그러나 합병대형화를 통한 국제경쟁력 강화는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최대한 서둘러 마무리해야 한다. 특히 이번 서울은행 매각 결정이 합병대형화를 통한 금융산업 구조개편을 앞당기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