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생명의 이홍재 재무설계사(40). 그는 올해로 보험영업에 뛰어든지 10년이 되는 베테랑 세일즈맨이다. 이씨가 모 기업체에서 일하다가 보험 설계사로 직업을 바꿀 때 주위 친지들은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만큼 당시만 해도 남성 보험 설계사 시장은 불모지였다. 처음에는 그가 고객을 찾아가 푸르덴셜의 라이프플래너(LP)라고 소개하면 결혼 상담을 해주냐고 되묻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푸르덴셜에서 재무설계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억대 연봉을 받는 전문직종으로 평가받는다. 이씨는 푸르덴셜에서 일하기 전에는 미국회사의 구매부의 물건주문과 수출전 품질검사를 하는 업무를 봐왔다. 보험영업과는 무관한 경력이었다. 그런 만큼 보험영업 초기에는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기업에서 근무할 때는 수시로 만날 수 있었던 사람들도 보험영업을 하려고 찾으면 피하기 일쑤였다. 약속까지 하고 찾아간 친구들중에는 일부러 자리를 비우는 이들도 있었다. 세상이 원망스러웠다. 고객 소개로 찾아간 의사를 면담하기 위해 2시간씩 기달려야 할 때도 있었다. 그렇게 기다려 1-2분 면담기회를 갖고 보험가입을 거절당하면 마음이 텅비는 느낌이었다. 서울 명동의 상가건물을 찾았다가 문전박대 당한 경험도 손꼽을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이씨는 1천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한 어엿한 세일즈맨이 됐다. 자신감도 생겼다. 기존 고객에 대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미래의 고객을 발굴하는 등 자신만의 영업 노하우를 갖게 됐다. 계약맺기를 꺼려하는 고객을 만나면 오히려 도전 정신이 발동한다. 이제는 개인비서를 둘 정도로 자리를 잡았지만 이씨는 스스로 게을러지지 않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고 있다. 보험영업은 끝없이 새 고객을 창출하는 자기와의 싸움이라는게 그의 영업철학이다. 처음에는 계약을 거절했던 고객이 나중에 가장 믿음직한 고객이 되기도 한다. 이씨는 고객을 평생 고객으로 여긴다. 고객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면 유가족에게 가장 먼저 달려가야 한다. 조의 표하고 보험금 지급 내역을 소개하며 희망을 잃지 말것을 당부할 때 자신의 일에 가장 크게 만족한다. 이씨는 돈만 벌려는 마음으로 보험영업을 성공적으로 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보험이라는 무형의 상품은 자동차나 가전제품처럼 소비하고 버리는 것이 아닌 인간의 따뜻한 소망을 담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