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성수기에 닭고기 값이 바닥권을 맴돌고 있다. 올 봄부터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난 반면 연중 최대 대목인 초복 중복에도 궂은 날씨로 수요가 그다지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닭고기 수입이 20% 이상 증가한 것도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할인점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되는 생닭 가격도 산지가에 연동돼 크게 떨어진 상태다. 1일 계육협회에 따르면 하림 마니커 등이 산지에서 구매하는 생닭 값(1㎏)은 생산비인 1천1백원에 못미치는 9백원선이다. 지난주에는 산지 값이 한때 올들어 최저치인 6백원까지 폭락했다. 이에 11개 회원사들이 최근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생닭 수매에 나서면서 가격이 2백∼3백원 정도 회복됐다. 하림 마니커 등 닭고기 가공업체들은 2일까지 전국에서 50만마리의 생닭을 사들여 도축한 뒤 냉동 보관하기로 했다. 계육협회 이재하 과장은 "지난 5월부터 생닭 값이 생산비 아래로 떨어진 뒤 가격 하락세가 이어져 대량 수매에 나서게 됐다"며 "양계농가 입장에서는 산지가격이 생산비 대비 1백10% 수준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닭고기 소비가 대폭 늘어나지 않는 한 당분간 값이 눈에 띄게 오르긴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산지 가격이 떨어짐에 따라 할인점 등에서 판매되는 생닭 소매가격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 4월 2천8백원에 팔았던 7백g짜리 생닭을 이번주엔 1천8백75원에 판매하고 있다. 월드컵 영향으로 생닭 수요가 줄었던 지난 6월 1천5백48원까지 떨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소폭 회복됐지만 4월에 비해 33%나 낮은 수준이다. 롯데마트 신안석 닭고기 바이어는 "생닭 값이 2천원대 이하로 떨어지면서 지난달부터 수요가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