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약효를 가진 물질만을 합성·분리해내는 카이로 기술(Chirotechnology)을 이용해 올해 안에 신제품을 선보이겠습니다." 김완주 씨트리 대표가 제2의 바이오 붐 조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는 최근 카이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장비를 개발,동남아 시장에 수출했다. 항암제 가운데 가장 우수한 약효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탁솔'의 신제형으로 물에 녹는 형태를 개발,특허를 확보할 계획도 세웠다. 또 탁솔의 대체물질도 개발중이고 면역억제제 및 류머티스 관절염 신약도 상품화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신약개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5명의 연구원으로 하나의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맡게 하고 프로젝트별로 1년에 5억원씩을 투입해 5년안에 혁신적인 신약개발을 목표로하는 '트리플파이브(Triple-Five)'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화학연구소의 신약개발과 정밀화학분야 연구진들이 중심이 돼 1998년에 설립한 씨트리는 99년12월 바이엘코리아로부터 남양주 의약품제조공장을 인수했다. 2000년에는 수원대 고운첨단과학기술원에 중앙연구소를 차렸고 지난해 초엔 독일 레겐스부르크대에 현지 연구소를 세우고 연구인력을 파견했다. "투자 후 3년이 넘는 기간 김완주 대표가 CEO(최고경영자)로서 보여준 순간 순간의 탁월한 판단력이 투자자에게 신뢰감을 주고 있다"는 게 정태흠 현대기술투자 생명공학팀장의 평가다. "투자자들은 바이오 벤처기업에 대해 '첨단기술'과 '경영실적'이라는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있습니다.하지만 첨단기술을 통한 시장형성은 10여년 이상의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김 대표는 만족할만한 경영실적을 올리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미국 셀레라지노믹스가 적자를 내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기다릴 줄 안다는 것. 씨트리는 사업분야를 장기·중기·단기로 나눠 단기 분야에서 매출을 올려 중·장기 연구에 필요한 투자비를 벌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은 31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매출을 넘어섰다. 올 매출은 8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씨트리가 보유한 카이로 기술의 수준은 일본 업체들을 앞섰다고 자신한다"는 김 대표는 "현재 인수합병(M&A)할 바이오 기업을 찾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