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냉온탕을 오가는 혼조세중에 오전장을 하락세로 마쳤다. 사흘만에 하락 흐름이다. 달러/엔 환율이 120엔대로 진입, 역외매수세가 등장하면서 환율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업체 네고물량이 월말을 맞아 대거 출회돼 포지션 부담을 가중시킨 것이 하락을 부추겼다. 환율은 달러/엔이 정체될 때 서서히 아래쪽으로 물량을 따라 밀고 내렸다. 달러/엔 상승과 네고물량이 상충되는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포지션 잡기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급등락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에 거래는 활발하지 않고 살얼음판을 거니는 불안한 모양새다. 30일 달러/원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2.50원 내린 1,197.50원에 오전장을 마감했다. 전날보다 3.00원 높은 1,203.00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내 하락 반전, 달러되팔기(롱스탑)가 진행되며 9시 48분경 1,193.50원까지 미끄러졌다. 그러나 달러/엔 120엔대 진입과 역외매수세 재개로 다시 상승 반전, 환율은 10시 31분경 1,204.90원까지 고점을 높인 뒤 월말 네고와 맞닥뜨려 서서히 되밀렸다. 오전장 후반 재차 하락세로 방향을 바꾼 환율은 1,197.50원까지 내린 뒤 오전장을 마감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기업체 네고가 어제에 이어 많아 달러/엔을 보고 올랐다가도 물량을 보고 내려섰다"며 "달러/엔 120엔대 반등이 일시적인 것인지, 다시 올라설 것인지 판단이 쉽지 않아 리스크가 양쪽으로 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빠지면 달러팔자(오퍼)주문이 많이 쌓이는 반면 달러/엔이 재차 고점을 테스트하면 1,200원대로 다시 올라설 것"이라며 "1,200원이 별다른 의미는 없으며 달러/엔 방향에 따라 공방을 펼칠 것"으로 예상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네고 장세가 진행되고 있으나 달러/엔이 120엔대로 올라 하락이 쉽지는 않다"며 "오후장에 달러/엔이 정체된다면 물량에 의해 밀려 내려와 1,195∼1,203원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도쿄에서 지난 8일이후 처음 120엔대로 진입, 앞선 뉴욕장의 상승세를 연장했다. 전날 뉴욕에서 증시 급등과 함께 상승세를 보이며 119.69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개장초 119.40엔대까지 반락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잇단 구두개입과 뉴욕 증시 재상승 기대감 등으로 재차 반등, 달러/엔은 한때 120.29엔까지 오른 뒤 낮 12시 현재 120.00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엔화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100엔당 1,000원을 하회, 같은 시각 998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731억원의 주식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125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내고 있다. 11일만에 매수우위로 돌아서 달러매수(롱)심리를 일단 누그러뜨리는 효과를 낳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