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이틀 내리 상승, 20여일만에 1,200원대에 착지했다. 지난 금요일의 급등 장세가 연장돼 이틀동안 29.10원이 올랐다. 특히 장중 역외세력의 매매동향과 수급변동에 따라 롤러코스터 장세가 연출돼 장중 변동폭이 10.50원에 달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주 말에 이어 반등세를 강화, 119엔대로 올라섰다. 미국 달러화가 뉴욕 증시의 추가 반등 가능성과 미국 뮤추얼펀드의 환매수요에 따라 강세로 전환될 기미를 연장했다. 역외세력은 이날 달러/엔 동향에 맞춰 매수와 매도를 번갈아하며 국내 시장을 쥐락펴락했다. 외국인 주식순매도분의 역송금수요도 1억이상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 중공업 등의 업체에서 대규모의 네고물량을 출회하면서 포지션 부담을 이기지 못한 채 환율은 상승폭을 대거 내놓기도 했다. 달러화의 강세 연장에 대한 견해가 우세, 반등 모멘텀은 살아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월말 네고물량이 이를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9.60원 오른 1,200.0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5일 1,204.9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가리켰다. 장중 고점은 1,209.00원으로 지난달 26일 장중 1,212.40원까지 올라선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으며 저점은 1,198.50원을 기록, 하루 환율변동폭은 10.50원을 가리켰다. ◆ 달러/엔 따라 반등 여지 = 달러/엔의 움직임이 향후 관건으로 지목되고 있다. 역외매수세가 달러/엔을 따라 거듭 등장하고 있으며 120엔대 복귀도 심심찮게 전망되고 있다. 일단 1,205원을 확실하게 뚫으면 1,210원대도 어렵지 않다는 것이 중론.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에서 달러/엔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놓고 매수에 적극 나서 달러/원을 끌어올렸으며 그동안 롤오버가 많지 않아 매수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며 "반면 역내에서는 네고물량이 서서히 쌓여 포지션 부담을 느껴 장중 왕복달리기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120엔대 진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내일 1,205원을 뚫는다면 1,210원도 가능하고 아래로는 물량부담을 감안하면 1,197∼1,198원까지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락 추세라는 큰 그림은 바뀌지 않았으나 반등모멘텀이 계속 살아있기 때문에 성급하게 매도에 나서기보다는 시점을 조율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레벨이 30원이상 높아졌고 장이 얇아 환율 등락이 컸다"며 "장중 달러/엔의 120엔대 시도 가능성으로 역외매수가 강했다가 달러/엔이 다시 반락하자 역외도 물량을 내놓는 등 혼조된 양상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달러화의 상승 기조가 아직 살아 있는 것으로 보여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며 "내일도 달러/엔 움직임과 월말 네고물량 등에 맞물려 1,195∼1,210원의 넓은 레인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달러/엔 119엔대 진입 = 달러/엔 환율이 상승 기운을 강화, 지난 5일이후 처음으로 119엔대로 올라섰다. 폴 오닐 미국 재무부 장관과 로렌스 린지 미 백악관 경제 수석이 미국이 강한 달러 정책을 계속 고수할 것임을 잇따라 천명, 달러화의 강세를 부추기기도 했다. 지난주 말 뉴욕에서 증시 반등과 뮤추얼펀드의 해외자금 회수 등에 따라 큰 폭 반등, 118.79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개장초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잇단 구두개입에도 불구, 118.40엔대로 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뉴욕 증시의 바닥 확인 가능성과 일본 경제지표 악화로 재상승, 달러/엔은 119엔에 포진한 수출업체 매물을 뚫고 런던장에서 한때 119.38엔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차 매물에 되밀린 달러/엔은 오후 5시 1분 현재 119.07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엔화 약세 속도가 원화보다 빨라 100엔당 1,010원 밑으로 내려서 같은 시각 1,007원선을 거닐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0억원, 314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열흘째 주식순매도가 이어졌으며 역송금수요로 작용, 환율 상승을 유발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 금요일보다 9.60원이나 높은 1,200.00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일시적으로 1,200원선으로 밀렸으나 역외매수세로 9시 51분경 이날 고점인 1,206.00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환율은 네고물량에 반락, 10시 42분경 1,201.00원까지 내려섰으나 달러/엔이 119엔을 상향돌파, 10시 56분경 1,205.50원까지 재반등했다. 그러나 1,205원선에서 매물벽에 막힌 환율은 1,202원선으로 되밀려 조정을 받은 뒤 재상승, 1,203.8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80원 낮은 1,203.0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한동안 1,202∼1,203원을 오가다가 물량 부담으로 달러되팔기(롱스탑)이 진행, 3시 4분경 이날 저점인 1,198.50까지 미끄러졌다. 이후 매매공방 속에 1,200.00원을 축으로 소폭 횡보하던 환율은 달러/엔의 재상승과 역외매수 등으로 3시 54분경 1,209.0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그러나 환율은 다시 매물 출회로 재반락, 4시 29분경 1,200.00원까지 떨어졌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8억8,6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4,99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5억4,000만달러, 5억7,480만달러가 거래됐다. 30일 기준환율은 1,202.8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