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기온이 최고 37도까지 올라가는 찜통더위에 전기소비량이 폭증했다. 이렇게 소비하는 전력 중 원자력발전 비중이 39.3%에 이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원자력은 전력생산이라든가,암 치료 등 인류문명에 공헌하는 평화적 목적에 중요하게 사용하고 있어도,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의한 피해,미국의 스리마일 아일랜드 사고,체르노빌 원전사고 등 가공할 피해규모 때문에 일반 국민들과 동떨어져 있는 '은둔(隱遁)산업'이 돼 버렸다. 우리의 일상생활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어도 산업의 중요성을 당당하게 주장도 하지 못한 채 물밑에서 조용히 산업활동을 하고 있는 산업이다. 그리고 한국의 원자력발전 규모가 미국 프랑스 일본 독일 러시아에 이어 세계 6위 원자력대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이처럼 원자력에 대해 일반국민의 이해도가 크게 떨어지는 이유는,원자력을 이해시키려는 정책 부재 탓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인류가 쓸 수 있는 석유가 40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뚜렷한 대체 에너지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한,원자력 발전은 어쩔 수 없는 차선의 선택이기에 원전의 안전운용 감독을 위해서라도,에너지에 대한 국민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국민의 원자력에 대한 이해증진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해 나갈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량은 2000년 11월 통계로 드디어 1조㎾h를 돌파했고,이는 한국의 석유수입량 1년분인 7억배럴의 수입대체효과를 유발하는 발전량이다. 석탄으로 따진다면 국내의 4년간 총수입량인 1억6천만?의 수입대체효과고,이산화탄소 배출 감축량은 약 9천만?으로 이는 국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0%에 해당돼 대기오염방지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나가야 하는 교토의정서의 내용들이 점차 강화되는 마당에 1천메가와트급 발전소의 경우 석탄화력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6백만?,석유는 5백만?,LNG는 3백만?인데 원자력은 2만8천?이다.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세계적 추세에 발맞추어 원자력 발전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그런데 원자력산업이,전력생산 분야에서 뿐만 아니라 방사선 및 방사성 동위원소가 우리의 일상생활에 얼마나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는가를 알고 있는 사람은 더더욱 많지 않다. 방사선이 암 질환에 걸린 사람들에게나 사용되는 것으로 알 정도이지,방사성 동위원소의 산업적 가치를 이해하는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과학기술부는 2002년부터 5년 동안 '제2차 원자력 종합진흥계획'에서 방사선 및 방사성 동위원소의 이용확대를 추진해 발전과 비(非)발전 분야의 이용률을 2000년의 9대1에서 7대3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원자력 선진국들처럼 원자력을 전력생산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인류의 건강과 복지를 향상시키는 원자력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방사선 기술(Radiation Technology)은 방사선 동위원소를 투입해서 X레이나 MRI와 같은 진단 시스템으로 진단이 어려운 심장질환 같은 질병진단과,암치료 등 의료분야뿐만 아니라 종자개량 식품보존 비파괴검사 등 그 사용범위가 날로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2000년 통계로 방사선기술 산업규모가 원자력 선진국인 미국은 70억달러,일본 30억달러,한국은 1억5천만달러이고,발전과 비발전 대비 미국은 2대8,일본은 5대5,한국은 9대1로 한국의 방사선 기술산업은 여전히 낙후돼 있는 상태다. 문제의 심각성은 한국이 전체 사용량의 6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일본의 경우는 90% 이상을 캐나다 등 외국에 의존하고 있어 우리나라가 자체생산 시스템을 확보한다면 수입대체 효과뿐만 아니라 해외수출,그리고 개발도상국에는 플랜트 수출시장도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특별히 일본의 경우 한국과 동위원소의 공동생산 의지를 강하게 표명하고 있어 동위원소를 생산하기 위한 소형원자로를 한국이 개발하게 되면 안정적인 시장확보는 물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력의 비발전분야는 원자력의 제2차 산업이다. kmkim@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