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대금업 진출여부에 대한 금융당국의 결정이 늦어지면서 씨티파이낸셜은 쾌재를 부르고 국내 은행들은 속을 태우고 있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대금업 진출에 대해 결론을 내지못하고 있는 가운데 앞서 시작한 씨티파이낸셜과 발이 묶여있는 국내 은행들의 표정이 대비되고 있다. 씨티그룹의 자회사인 씨티파이낸셜은 지난 4일 서울 명동에 제1호점을 내고 시험영업을 실시한 결과 금리 20∼30%의 소액 급전대출 시장이 `유망하다'는 평가를내렸다. 금리가 평균 연 24%로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보다 높지만 기존 대금업체보다 싸고장기간(최장 3년) 나눠 갚을 수 있다는 점에서 월급 100만원대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들이 생활.사업자금 마련차 찾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름이 알려진 기관인만큼 지나치게 무리한 상환 독촉을 하지않을 것이라는예상도 창구를 붐비게 하는 요인인것 같다고 씨티파이낸셜은 분석했다. 이에따라 씨티파이낸셜은 차근차근 사업을 확장해 지난 22일 대전에 2호점을 열었고 29일과 다음달 2일에는 각각 대구와 광주에 지점을 낼 예정이다. 이처럼 씨티파이낸셜이 초기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자 대금업 진출 준비를 끝내놓고 금융당국의 결정만을 기다리는 시중은행들은 속이 바짝 타고 있다. 신한지주와 합작 진출하는 세텔렘 관계자는 "씨티그룹의 자회사인 씨티파이낸셜은 은행법의 적용을 받지 않은 덕에 먼저 진출해 기반을 잡고 있는 반면 우리는 사업개시가 연기되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아예 진출이 허용되지 않거나 은행창구 이용불가, 할부금융 비중 50%이상 등의 제약이 가해지면 전략을 대폭 수정해야하므로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은행도 "정책결정이 지연되면서 몇달째 손을 놓고 상황만 지켜보고 있다"면서 "고금리 소액급전대출 사업의 수익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아쉬움이 크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