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신용카드로 백화점 종이 상품권을 살 수있게 한다는 정부 방침을 놓고 대형 백화점과 중소 백화점 간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형 백화점들은 상품권 시장의 장기적인 안정을 위해 종전처럼 카드 결제를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인 반면 중소 백화점들은 지금도 상당수 백화점에서 개인신용카드의 상품권 결제를 허용하고 있는만큼 카드결제를 반대하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고 지적한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등 국내 4대 백화점은 최근 백화점협회에서 모임을 갖고 재정경제부의 신용카드 결제허용방침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대형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유가증권인 상품권을 신용카드로 사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산업자원부에 전달했다"면서 "곧 재경부와 금융감독원 등에도 우리 입장을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형 백화점들은 상품권을 카드로 살 경우 카드 깡이 급속히 확산돼 신용불량자가 양산될 우려가 있고 할인된 가격으로 유통되는 상품권이 많아질 경우 유통질서도문란해져 상품권 시장 자체가 위협받는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 백화점들의 의견은 사뭇 다르다. 한 중소백화점 관계자는 "빅3를 제외한 백화점 가운데 상당수는 개인이 신용카드로 상품권 구매를 원할 경우 PP카드는 물론이고 종이로 된 상품권도 일정액 한도내에서 팔아왔다"면서 "재경부가 카드결제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는데 대해 새삼스럽게 반대할만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형백화점들은 상품권이 덤핑발행돼 가치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지만 실제로 구두수선점 등에서 유통되는 상품권의 가격을 보면 카드결제를 허용하는 우리 백화점 상품권의 할인율이 가장 낮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중견백화점도 "지금도 개인이건 법인이건 신용카드로 상품권을 사는데 별다른 제약이 없다"면서 "법 규정에는 개인의 신용카드로 종이 상품권을 사지 못하도록 돼 있다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재정경제부가 '카드결제를 반대한다면 법인카드 결제나 PP상품권 결제도 하지않아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는 것에 대해서도 대형 백화점과 중소백화점간의 입장차이는 드러난다. 대형백화점들은 상품권 시장 보호를 위해서라면 일체의 카드결제를 포기하는 일이 있더라도 개인신용카드의 종이상품권 결제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중소형 백화점들은 법인카드 결제 등을 거부할 경우 백화점 매출이 큰 타격을 입는다며 카드결제를 완전히 푸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다. (서울=연합뉴스) 주종국기자 sat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