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라면 소비가 수년째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농심은 24일 자사와 삼양식품 오뚜기 한국야쿠르트 빙그레 등 라면 5사의 올 상반기 매출이 총 6천2백7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5천9백75억원에 비해 5.0%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판매량은 감소했고 가격인상을 감안하면 시장이 커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업계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팔린 라면 양은 6천7백9만2천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천29만4천상자보다 4.6% 줄었다"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의 라면 마케팅 담당자도 "올 상반기 라면 소비량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약간 줄었거나 좋게 해석해도 거의 같은 수준"이라고 얘기했다. 상반기 중 판매량이 늘지 않았는데도 매출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5,6월 라면 값을 8% 이상 올렸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 상반기 매출증가율이 가격인상률을 밑돈 것은 라면시장이 위축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라면시장은 지난 98년 1조9백66억원으로 16.5% 커졌다가 99년 성장률이 5.8%로 둔화됐고 2000년,2001년에는 각각 1.2%와 2.5% 성장하는 데 그쳤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인의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80개인 데 비해 일본은 45개에 불과하다"며 "라면 소비량 감소는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라면업체들은 수요가 포화상태에 달했다고 보고 고가제품과 용기면 비중 확대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농심은 최근 메밀콩국수라면(1천원)과 페이스트 짜파게티(1천5백원)를 내놓았다. 삼양식품 한국야쿠르트 빙그레도 각각 수타면육개장(1천2백원) 볶음김치면(1천3백원) 햇쌀담은 캡틴(1천5백원)을 팔고 있다. 국내 라면시장에서 용기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금액 기준으로 99년 22.8%에서 2000년 27.4%,2001년 28.7%로 커졌고 올 상반기에는 30.4%로 뛰어올랐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