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탠더드로 여겨지던 미국의 정치·경제·사회 제도들이 대통령 선거 혼란과 회계부정 등으로 그 한계를 노출하면서 많은 나라들이 중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잠재력이 엄청난 것으로 평가되는 데다 경제성장 속도도 놀랍기 때문이다. 중국이 한 세대 안에 미국에 필적하는 정치·경제적 거인이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들에도 중국 시장은 반드시 넘어야 하는 필수과목으로 떠올랐다. 중국 시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중국 소비자들의 심리적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중국 소비자들은 대체로 다섯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그 첫번째는 소비에 앞선 저축이다. 계획적으로 돈을 모아 마음먹은 상품을 사는 것이다. 이는 불확실성을 회피하고 체면을 유지하려는 중국인들의 문화적 특성에 기인한다. 두번째는 경쟁적 구매 심리다. 중국인들은 "같은 사회계층 안에서 재력이나 생활수준에 격차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믿고 있다. 이에 따라 주변 사람이 산 상품을 경제적 이유로 사지 못하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다. 이런 사람은 저축에 더욱 전념하게 된다. 세번째는 소황제 소비문화가 확산되는 것. 한 자녀 정책이 구매심리와 소비행태에 막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값비싼 외국산 키즈상품은 중국 시장에서 최고 히트상품이 됐다. 네번째 선물문화가 뿌리 깊다. 많은 소비자들은 개인이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선물용으로 사치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자식을 가르쳐준 선생님,응급처치를 해준 의사,편리한 장소를 할당해준 주택위원회 위원등 선물할 곳이 무궁무진하다. 마지막으로 과시소비 경향이다. 중국식 사회주의에 자본주의를 접목한 이래 부유한 사업가나 기업경영자,고급 관료들에게서 나타나는 성향이다. 재력이나 지위를 과시하려는 소수의 부자들 덕에 서비스 산업이 날로 번창하고 있다. 들어가는 기업은 많아도 돈을 벌었다는 기업은 찾기 어려운 중국 시장. 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중국인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할 것 같다.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