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대행사들의 올 상반기 실적이 '월드컵 특수'를 누렸느냐 여부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 23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월드컵 기간 막대한 광고를 쏟아냈던 삼성전자 삼성카드 SK텔레콤 KT그룹 현대자동차 등을 광고주로 둔 대행사들의 상반기 광고 취급액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40∼70%나 늘어났다. 반면 월드컵 특수에서 소외된 대행사들은 간신히 지난해 수준을 달성하거나 10%미만의 소폭 성장에 머물렀다. 지난해말 기준 10대 광고대행사 가운데 상반기 성장세가 두드러진 회사는 제일기획(1위) TBWA코리아(5위) 휘닉스커뮤니케이션(8위)등 3개 회사. 이들 대행사는 5월부터 월드컵 광고 물량이 폭주하면서 취급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백78억∼1천8백49억원 증가했다. 제일기획은 상반기에 5천8백66억원(2·4분기 3천3백96억원)의 취급고를 올려 43% 성장했다. 월드컵 개막식 이벤트를 주도한 데다 삼성카드 삼성전자 등 고객사들이 월드컵 기간에 광고 물량을 크게 늘리면서 2위 LG애드(3천6백억원대)와의 격차를 2천억원이상으로 벌렸다. 제일기획은 올해는 취급액 1조원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 광고를 전담했던 TBWA코리아는 작년 동기보다 73% 늘어난 1천6백66억원의 취급 실적을 거뒀다. 이는 10대 광고대행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로 방송광고공사가 잠정 집계한 상반기 TV광고 취급고 순위에선 대홍기획을 따돌리고 4위에 올라섰다. 휘닉스커뮤니케이션(8위)도 상반기 실적이 작년 동기보다 53% 늘어난 1천1백억원을 기록,6위인 웰콤(1천1백26억원)을 바짝 추격하며 7위에 랭크됐다. 휘닉스컴은 KT그룹 광고 특수에 새로 유치한 피자헛 도시바 현대차 등의 광고 물량이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유례 없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일부 대행사와는 달리 월드컵 광고 취급량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WPPMC코리아(7위) 오리콤(9위) 코래드(10위)등의 성장세는 미미했다. 금강기획은 3위를 지켰지만 현대차 광고 물량이 분산되는 바람에 성장률이 5%선에 머물렀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월드컵 특수까지 일부 대행사에 집중되면서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