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생쥐의 난자만으로 배아줄기세포를 만든 뒤 이를 박동기능을 갖춘 심장근육세포로 키우는데 성공했다.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소장은 화학물질을 이용, 생쥐의 난자를 배아로 전환시키는 `단성생식(單性生殖)'을 일으켜 배아줄기세포를 추출한 뒤 이를 기능성 심장근육세포로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단성생식으로 만든 배아는 자궁에 착상해도 임신이 안돼 배아복제를 둘러싼 윤리논쟁을 피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는 기술로, 지난해 미국 ACT사는 원숭이의 난자를 이용해 심근세포, 뇌세포 등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박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한국가축번식학회에서 발표,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생쥐의 미수정란에 에탄올 등의 화학물질을 처리, 난자 안에 들어있는 전기를 띤 분자의 밀도변화를 유발한 다음 '이배체(二倍體)난자'만을 선택, 배양액으로 배반포기배를 만든 뒤 배아줄기세포주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 배아줄기세포는 염색체 분석 결과 체외수정을 통해 만들어진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유전형질을 가지고 있었으며, 일정기간 배양을 거쳐 1분에 60∼80회의 심박수를 가진 다량의 기능성 심근세포를 반복적으로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박 소장은 "이번 연구는 생쥐 실험이지만 단위생식 방법을 통해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얻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준 것"이라며 "또 여성의 경우 면역거부반응 없이 난치성 심근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기초연구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scoop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