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누적으로 퇴출 위기까지 몰렸던 삼성SDI의 VFD(형광표시관) 사업부가 세계 1위를 넘보는 대변신에 성공했다. 18일 삼성SDI에 따르면 VFD사업부는 지난 5월 누적판매량 3억개를 달성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월 생산량 6백만개를 돌파했다. 올해 예상 판매량은 7천만개.세계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33%에서 40%로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 96년 5백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1천9백억원으로 불어났고 세전이익은 적자에서 지난해 4백4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이익은 5백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윤승중 VFD사업부장(상무)은 "일본 업체로부터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 주문을 받는 데서 시작했지만 기술종주국을 뛰어넘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VFD는 전자레인지 VTR 오디오 에어컨 등 가전제품과 전자저울 자동차계기판 등의 작동상태를 표시해주는 디스플레이 장치. VFD사업부는 96년 2백억원 적자라는 최악의 손실을 기록,퇴출 1순위 사업으로 지목됐다. 일본 기술을 들여오면서 특허 시비에 휘말린데다 초기 생산라인이 안정되지 않은 결과였다. 사업부는 이후 단위시간당 생산량을 25개에서 80개로 끌어올리고 물류혁신을 통해 공정 리드타임을 10일에서 3.5일로,수주·출하간 리드타임은 12주에서 3주로 단축시키는 노력을 단행했다. 지난 1월 양산체제에 들어간 중국 상하이 생산공장도 월 2백만개 생산체제를 갖추면서 가동 6개월만에 손익분기점을 달성했다. 내년에는 세계 시장(약 1억8천만개)의 50% 이상을 차지해 일본 후타바를 제치고 세계 1위 업체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