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락동에서 음식점 우당회관을 경영하는 차춘열 사장(48)은 IMF 이전만 해도 명문대 출신의 잘 나가는 은행 지점장이었다. 하지만 차씨는 금융업계 구조조정으로 은행 통폐합이 이뤄지면서 물러나야 했다. 차씨는 불황기에도 사업이 가능한 외식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경험이 없는 터라 무엇부터 준비를 해야 할지 막연하기만 했다. 그래서 찾은 곳이 창업컨설팅 회사. 이곳에서 사업 아이템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입지라는 조언을 들었고 사업계획서 작성의 필요성,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품목 단일화, 경영 전략 등에 관해 교육을 받았다. 우당회관 개점시 주 메뉴는 육고기였다. 차씨는 고객에게 차별화된 맛을 제공하기로 하고 육질이 좋기로 소문난 단양산 한우를 택했다. 그래서 직접 산지를 수차례 방문, 한우의 비육 과정까지 꼼꼼히 살펴보기도 했다. 손님과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장 자신부터 무릎을 꿇고 주문을 받았다. 사업은 시일이 갈수록 안정돼 갔다. 그러나 문제점도 드러났다. 육고기를 찾는 손님은 대부분 남성이고 저녁 때 손님이 편중돼 낮시간 매출이 부진했다. 차씨는 점포가 아파트단지 정문 앞에 자리잡고 있어 점심시간대에 아파트 주부들만 끌어들일 수 있다면 매출을 늘릴수 있다고 생각했다. 궁리 끝에 메뉴에 영양돌솔밥을 추가했다. 서비스 메뉴로는 남해안에서 자생하는 '매생이국'을 내놓았다.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점심시간대에 여성고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차씨의 성공 키워드는 차별화된 맛과 서비스였다. 외식업은 고객들의 다양한 입맛을 만족시켜 줘야 하는 사업이다. 음식기술이 보편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맛을 차별화하려면 식재료를 엄선해야만 한다. 손님을 각별히 모시려는 서비스 정신도 요구된다. 일반 사무직이나 기술직 출신의 경우 성격이나 취향에 있어 대인 서비스에 취약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자존심을 버리고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자세가 필요하다. 철저한 상인정신과 프로의식으로 무장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게 바로 외식시장이다. 박주관 < 박주관창업컨설팅 대표 (한경 창업자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