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170원대 중반에서 안정적으로 흐르고 있다. 개장초 1,174.00원까지 저점을 낮췄던 흐름이 일단 진정되고 1,175원을 놓고 눈치보기가 한창이다. 밤새 뉴욕에서 115엔대로 진입키도 했던 달러/엔 환율이 116.20엔대까지 회복한 수준에서 등락, 대외여건에 의한 달러/원 하락 압력은 크지 않다. 수급도 크게 기울어진 측면없이 적당히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역외세력도 매수와 매도를 번갈아가며 혼조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대체로 실수위주의 거래가 행해지고 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상당기간 원화 강세의 진행을 예측했으나 이미 반영된 재료임을 감안, 시장은 큰 동요가 없다. 전 저점(1,171.50원) 테스트 가능성이 남아있으나 1,170원 밑은 아직 어렵다는 시장 인식도 강하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14분 현재 전날보다 1.60원 내린 1,175.00원을 기록중이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달러/엔 등락을 따라 1,178.00∼1,180.50원을 거닌 끝에 1,179.50원/1,180.50원에 마감했다.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섰다. 전날보다 1.10원 낮은 1,175.50원에 개장가를 형성한 환율은 이내 1,176.50원까지 낙폭을 축소했으나 9시 44분경 1,174.00원으로 저점을 낮췄다. 이후 환율은 저가 매수세로 차츰 반등, 10시 14분경 1,176.30원까지 오른 뒤 매물벽을 만나 서서히 되밀려 1,174원선으로 내려섰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지난번 1,171.50원까지 내려갔다가 정부 개입으로 1,186.90원까지 되튀어오른 학습효과 때문에 눈치를 보고 있다"며 "1,170원 밑은 너무 빠르다는 인식이 있는 반면 오르기에도 버겁다는 견해가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역외도 실수위주로 매수와 매도가 혼재돼 있으며 수급도 균형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박 총재 발언은 되풀이된 내용이며 달러 약세 현상을 감안, 무리해서 환율을 끌어올리는 개입이 없을 것이라 점을 확인시켜주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전날 뉴욕에서 115.66엔까지 밀렸다가 반등, 116.37엔을 기록한 달러/엔 환율은 도쿄에서 이 시각 현재 116.27엔을 기록중이다. 개장초부터 일본 경제관료들이 봇물터지듯 엔 강세 저지 발언을 거듭, 달러/엔 하락은 저지되고 개입 경계감이 팽배해 있다.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10원 이상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0억원, 15억원의 주식순매도를 기록중이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주식순매도에 나서고 있다. 한편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환율이 현재선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지만 상당기간 원고 현상이 유지될 것"이라며 "원고 환경을 산업체질 개선의 계기로 활용해야 하고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하는 것이로 정부나 한은이 노력해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