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이 외국 경쟁업체의 첨단 전자제품과 삼성의 제품을 비교하는 행사를 잇따라 개최토록 하고 디지털기술 선점과 소비자 수요에 맞는 제품개발을 강조해 전자 계열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삼성은 15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 지하 1층 대회의실에서 이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소니 도시바 필립스 등 해외 경쟁업체의 첨단 전자제품 3백85개를 비교 전시하는 '디지털 신제품 전시회'를 개막했다. 이 회장은 이날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진대제 삼성전자 사장,손욱 삼성종합기술원장 등과 함께 제품들을 관람하고 "기술과 소비자 니즈(needs)를 실제 제품을 보고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전시회를 통해 꼭 필요한 제품을 찾아내고 기술융합이 요구되는 미래신제품 기술개발에 노력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경영 전부문이 기술을 중시하는 풍토를 갖춰 기술개발 투자와 우수인력 양성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4월에도 전자 계열사 사장단회의에서 디지털TV와 홈시어터 등의 선진제품 비교 전시회를 열도록 했으며 삼성전자도 지난 2∼12일 수원사업장에서 첨단제품 비교전시회를 가졌었다. 지난 1999년 5월에는 선진제품 비교전시회를 통해 세계 일류화제품 개발을 위한 '신월드베스트 전략'을 추진토록 했고 지난 9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호텔 숙소에서 삼성과 도시바의 VCR를 부품까지 분해하며 임원들에게 비교해 보인 일화도 있다. 한편 삼성은 이번 비교전시회를 오는 20일까지 개최하고 임직원들이 기술중시경영철학을 공유할 수 있도록 경기 용인의 연수원과 수업사업장에서도 오는 8월부터 상설전시관을 운영할 예정이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