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약진,현대 선전,롯데 부진.' 대한민국 '유통일번지'인 서울 강남지역에 있는 5개 백화점의 올 상반기 성적표는 '3강 1중 1약'으로 분석됐다. 개점한 지 채 2년도 안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기존 강자인 현대백화점 본점·무역센터점과 함께 3강으로 올라선 반면 롯데백화점 강남점은 한 발 뒤처지는 모습이다. 매장별로 보면 강남상권의 터줏대감인 현대는 신세계와 롯데의 협공을 받아 고전했지만 두 자릿수의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대 무역센터점은 상반기 중 2천8백71억원의 매출로 강남상권 내 백화점 가운데 선두자리를 고수했다. 매출 증가율도 10.7%로 한 해 전의 5.2%보다 2배 이상 높아지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 매출 정체현상을 보였던 현대 본점도 올 상반기에는 2천7백60억원의 매출로 11.2%의 양호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대측은 "신세계 강남점과 직접 경쟁해야 했고 매장 리뉴얼 공사로 영업에 지장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만족할 만한 성과"라고 자평했다. 본점과 무역센터점을 합한 현대의 상반기 강남상권 점유율은 49.4%이다. 지난 2000년 10월 문을 연 신세계 강남점은 상반기 중 2천5백5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의 1천8백29억원보다 39.7%나 증가한 것. 이같은 매출은 강남지역 최대 매장인 현대 무역센터점의 89.0%,현대 본점의 92.6%에 육박하는 실적이다. 강남상권 점유율도 22.4%를 기록,처음으로 20%대에 올라섰다. 2000년의 6.3%에 비해선 점유율이 3배 이상 높아졌다.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도 좋은 실적을 거뒀다. 갤러리아는 상반기 1천7백36억원의 매출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2.0% 성장했다. 신생 점포인 신세계 강남점을 제외하면 성장률 측면에서 가장 돋보이는 실적이다. 하지만 강남상권 점유율은 15.2%로 1.3%포인트 떨어졌다. 신세계 강남점과 비슷한 2000년 6월에 오픈한 롯데 강남점은 실적이 부진했다. 상반기 매출은 1천4백8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천3백91억원)보다 6.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점유율도 13.6%에서 13.0%로 낮아졌다. 한편 상반기 강남지역 백화점 시장 규모는 1조1천4백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 무역센터점 이광균 점장은 "대형 매장이 잇달아 개점하면서 경쟁 격화를 우려했지만 강남상권 규모가 전체적으로 확대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