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구 회장의 갑작스런 타계로 호남의 대표적인대기업체인 금호그룹의 후계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그룹측은 이에대해 "상중(喪中)에 후계구도를 논한다는 것은 고인의 뜻과도 맞지 않거니와 예의에도 어긋난다"면서 "장례후에 형제 회의를 통해 결정될 사안"이라고 답변을 피했다. 그러나 그룹 안팎에서는 지난해 2월 15일 박정구회장이 치료차 미국으로 떠난 이후 박삼구 부회장이 17개월동안 경영권을 행사해온 만큼 자연스럽게 박삼구회장체제로 경영력이 이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호그룹이 고 박인천 창업주의 타계이후 장남 박성용(현 명예회장)-차남 박정구의 형제 공동경영 체제로 이어온데다 박 회장이 생전에 "65세에 동생에게 그룹을 맡기겠다"는 의사를 여러차례 측근에게 흘려왔기 때문이다. 고 박인천 창업주의 3남이자 박정구 회장의 동생인 박삼구 부회장은 활달한 성격에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그동안 난항을 겪었던 금호산업 타이어부문의 지분매각,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매각 등 구조조정 작업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시원시원한데다 평사원들과도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여서 이미 그룹 안팎에서 차기 그룹회장으로 인정을 받아왔고 그룹의 얼굴로 왕성한 대외활동을 펼쳤다. 올초 그룹인사에서는 평소 박삼구 부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신훈 금호산업 건설사업부 사장,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사장, 이원태 금호산업 고속사업부 사장 등이 계열사 경영진에 대거 발탁, 후계작업을 마무리했다는 분석도 흘러나왔었다. 박삼구 부회장이 그룹회장을 맡게 되면 4남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사장이 부회장직을 맡게되는 선에서 후계구도가 일단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박 회장 형제들의 자녀들은 대부분 국내외에서 학업중이거나 출가 등으로 경영수업과는 거리가 먼 상태여서 금호그룹의 형제 공동경영 체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