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개장초부터 급락세로 출발, 1,175원선까지 내려섰다. 전날 1,180원이 무너진 데 이어 하락세가 나흘째 연장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이 117엔대로 내려선 영향을 일단 흡수, 대외여건의 압력에 개장초의 분위기가 잡히고 있다.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00원 바로 밑으로 들어섰다. 한일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자리잡고 있으나 미국 달러화 약세 기조를 바꾸기엔 어려울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고 속도조절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단기 급락에 따른 시장 경계감도 강해졌고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에 시장 참가자들의 인식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숨어있던 수요요인이 수면위로 떠오를 만한 시점이며 과도하게 한쪽으로만 몰아갈 수 없다는 시장의 견해도 나오고 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9시 55분 현재 전날보다 4.00원 내린 1,175.40원을 가리키고 있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달러/엔을 따라 1,180.50∼1,182.00원을 거닌 끝에 1,180.00/1,182.00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0.90원 낮은 1,178.50원을 개장가로 형성한 환율은 이내 낙폭을 확대, 9시 35분경 1,175.4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환율은 추가 하락이 주춤하고 1,176원선으로 소폭 반등했다가 재반락, 9시 52분경 1,175.20원으로 저점을 낮췄다. 지난 2000년 11월 23일 장중 1,173.10원까지 내려선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자 연중 최저치를 경신한 것.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이 117엔대로 내려 이를 따랐다"며 "1,200원이 무너지면서 추가 하락이 연일 진행됐으나 과도하게 한쪽으로만 갈 수는 없어 방향 탐색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거래는 일단 1,175원에서 막히고 1,180원까지 반등을 바라보고 있다"며 "오후부터 그동안 미뤄왔던 수요가 나올 수도 있고 단기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의 등장도 있을 듯하다"고 전망했다. 달러/엔 환율은 이 시각 현재 도쿄에서 117.62엔으로 전날 뉴욕의 보합권 수준에서 거닐고 있다. 도쿄 개장초 반등세를 보이기도 했던 달러/엔은 매물벽에 되밀렸다. 전날 뉴욕에서 달러/엔은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의 분식회계 수사 착수 등 기업회계파문 확산과 뉴욕 증시 급락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117.61엔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84억원, 30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