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광고 마케팅의 효과를 수치화하기란 어렵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기대 이상으로 좋게 나타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월드컵을 계기로 4천8백만 전국민을 "붉은 악마"로 변신시키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운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 이시혁 프로모션팀장(43).이 팀장은 월드컵 기간중 국민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 "오~필승 코리아"와 "대~한민국" 구호가 나온 광고를 기획한 주인공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공식 응원단인 "붉은 악마"가 출연,응원 구호에 맞춘 간단한 율동을 소개한 이 광고는 월드컵을 무대로 만들어진 많은 광고중 단연 발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화려하진 않지만 강렬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담았을뿐 아니라 광고 주체가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레 기억될 수 있도록 한 기법이 다른 광고들과는 확연히 구분됐다. 광고 효과만 부각된게 아니다. 실제로 광고에 등장한 "붉은 악마"의 회원을 늘리는데도 일조를 했다. 과거 5년여간 약 1만명 정도에 머무르던 회원들이 광고가 나가기 시작하면서 약 20만명으로 증가,한국 축구대표팀이 선전을 펼치는데 숨은 일꾼 노릇을 했다. 이렇듯 화제를 불러 일으킨 이번 월드컵 광고는 SK텔레콤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식 스폰서 기업이 아닌데도 월드컴 광고에서 대박을 터트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 팀장은 "공식 스폰서쉽을 맺지 못하면 "축구"나 "스타선수"의 이미지를 전혀 사용하지 못해 사실상 손발이 묶인 상태라고 할 수 있다"며 "'국민'과 '응원'이라는 모티브에 착안해 "붉은 악마" 캠페인을 펼친 것이 주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월드컵 광고가 기획된 것은 지난해 7월.같은해 10월부터 광고제작에 들어갔다. 월드컵 기간동안 한국팀과 경기를 하게 될 상대팀 전력에 맞춰 10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했다. 장외 응원,단체 관람 등에 들어간 비용까지 합쳐 총 1백억원을 투입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