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일중 정부의 두 번째 구두개입에 힘입어 급반등, 상승세로 돌아섰다. 일부 국책은행 등의 정책성으로 추정되는 매수세가 아래쪽을 꾸준히 받치고 있던 가운데 재정경제부 고위당국자의 실명 개입이 시장을 일시적으로 흔들었다. 정부의 1,200원 방어의지가 확인되고 있는 셈. 그러나 반등시 매도에 대한 시장의 전략이 여전한 가운데 환율은 점차 되밀려 1,202원선으로 내려섰다. 시장은 일단 정부의 의지를 받아들이되 수급구조상 하락 추세를 거스를 수 없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다만 장 막판까지 1,200원대를 회복하지 못할 경우 종가관리성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3시 19분 현재 전날보다 2.30원 오른 1,202.80원을 가리키고 있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200.2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개장 이후 1,199.70∼1,200.60원의 0.90원 범위에서 등락, 변동성이 극히 위축된 채 살얼음판을 거닐 듯 조심스레 거래됐다. 그러나 김용덕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이 실명으로 구두개입에 나서 환율은 2시 49분경 장중 고점인 1,204.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환율은 고점 매도에 밀려 1,201원선까지 내려선 뒤 1,202∼1,203원을 오가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매도나 네고물량 등 공급이 앞서고 있으나 구두개입이나 국책은행 등을 동원한 정책성 매수세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며 "장 막판 종가관리를 통해 1,200원대를 지지하려는 움직임이 예상되고 있으며 다음주에는 1,190원까지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예상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기본적으로 업체 매물이 있고 올라오는 데로 매도에 나서는 것이 맞다"며 "정부 구두개입은 일시 반등을 유도하고 있을 뿐 큰 약발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도쿄에서 120엔대로 오른 뒤 뉴욕에서 119엔대로 밀리는 등 확실히 반등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달러/원의 하락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며 다음주에도 같은 맥락에서 1,190원을 테스트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망했다. 달러/엔 환율은 이 시각 현재 120.33엔으로 오후장 초반 상승폭을 확대했던 흐름이 약간 꺾였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650억원, 267억원의 주식순매수를 기록, 전날에 이어 1,000억원 이상의 매수우위로 달러 공급요인이 축적돼 환율 반등을 제한할 요인이 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