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PC업계의 올 상반기 실적이 업체별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 LGIBM 현주컴퓨터 등은 작년보다 판매대수가 줄어드는 부진을 보인 반면 삼보컴퓨터 주연테크컴퓨터 등은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HP 도시바 등 외산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PC메이커인 삼성전자는 상반기 데스크톱PC 50만3천9백대,노트북 12만9백대 등 총 62만4천8백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6만6천대)에 비해 6.2% 감소한 것이다. LGIBM도 상반기 데스크톱PC 14만대,노트북 3만대를 팔아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5%,3% 판매량이 줄었다. 회사측은 경쟁업체들과는 달리 수익성이 없는 홈쇼핑 판매에 치중하지 않아 외형은 위축됐으나 순이익은 지난해(40억원)와 비슷한 수준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현주컴퓨터는 1분기 7만7천6백17대,2분기 5만6천5백6대로 상반기에 총 13만4천1백23대를 팔아 전년 동기보다 10% 가량 판매량이 감소했다. 반면 삼보컴퓨터는 상반기에 32만5천대를 판매해 작년 동기(32만4천5백대)보다 판매대수가 소폭 증가했다. 수출물량 전량을 HP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공급 중인 삼보는 수출물량도 1백31만4천3백10대에 달해 지난해보다 23% 가량 늘었다. 주연테크컴퓨터는 상반기에 8만9천6백6대를 팔아 지난해(6만1천7백28대)보다 무려 45% 증가했다. 회사측은 4월부터 PC와 프린터 스캐너 등을 묶은 저가의 패키지 상품이 큰 호응을 얻은 게 기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거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세이퍼컴퓨터도 상반기에 4만5천2백대를 판매해 작년(2만8천대)보다 61.4% 늘었다. HP는 상반기 3만7천대의 노트북을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천5백대를 더 팔았다. 지난 3월부터 본격적인 국내 영업에 나선 도시바는 지난 1분기 2천7백대,2분기 4천9백대를 팔아 상반기에만 7천6백대를 판매하는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 LGIBM 마케팅 담당 조중권 부장은 "일반가정은 물론 기업의 PC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경기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들어서야 PC경기도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