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節復一節, 일절부일절, 千枝찬萬葉. 천지찬만엽. 我自不開花, 아자불개화, 免요蜂與蝶. 면요봉여접. -------------------------------------------------------------- 한 마디 또 한 마디/가지가 천 개요 잎이 만 개/내가 꽃을 피우지 않는 것은/벌과 나비 모여두는 것 싫어서라네. -------------------------------------------------------------- 청 정섭(鄭燮)이 자기가 그린 대나무 그림에 붙인 시이다. 대나무는 마디로 자라고 잔 가지가 많으며 가지마다 잎이 무성하다. 그리고 여름에 대나무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청량(淸凉)함을 느끼게 한다. 겨울에는 잎마다 눈이 쌓여 가지가 휘고 부러지기도 한다. 대나무는 매화,난초,국화와 함께 사군자(四君子)로 일컬어지는데,벌이나 나비는 꿀이나 꽃향기를 찾아드는 소인배(小人輩)로 비유되기도 한다. 그래서 화가는 대나무를 그리면서 꽃은 그려넣지 않은 것이다. 이병한 < 서울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