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업계가 시장점유율 조사자료를 놓고 감정싸움을 벌이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삼보컴퓨터가 2분기 국내 노트북PC 시장점유율 조사자료를 내놓자 HP(옛 컴팩)와 LGIBM이 발끈하고 나선 것. 삼보컴퓨터는 최근 2분기 노트북PC 판매대수를 잠정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 53.8%로 업계 1위를,삼보가 13.2%로 경쟁업체인 HP와 LGIBM을 따돌리고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삼보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노트북PC 시장 본격 공략에 나서 HP와 LGIBM을 눌렀고 연말에는 시장점유율을 18∼20%까지 끌어올려 2위 자리를 굳히겠다고 자신했다. 이에 대해 HP와 LGIBM은 '말도 안되는 시장조사'라며 발끈하고 있다. HP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보측이 아전인수격으로 자사의 시장점유율을 과대 포장해 왔다"며 불쾌해했다. LGIBM측은 "2분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잠정치를 발표한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시장조사기관인 한국IDC의 최근 발표자료를 보더라도 삼보의 시장자료는 신빙성이 없다"고 폄훼했다. 한국IDC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노트북PC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 50.3%,HP 13.4%,LGIBM 9.1%,삼보 8.7%였다. 그러나 HP와 LGIBM측은 구체적인 2분기 판매대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저가모델을 내세워 일반소비자는 물론 기업과 공공기관 시장을 파고들고 있는 삼보의 약진이 전혀 근거없는 게 아니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 LGIBM은 고가브랜드 정책을 고집하고 있고 컴팩은 HP에 합병돼 상대적으로 위축된 모습을 보여왔다. 한편 지난 4월 초에는 삼성전자가 자체 조사한 자료에서 HP의 1분기 시장점유율을 7.8%로 발표,물의를 빚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