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kim@nhncorp.com 우리의 역사를 단적으로 표현하면 고난과 극복의 연속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많은 상처를 입었고 그로 인해 패배주의,개인주의,불신주의가 스며들어 "우리는 안돼"라는 자조 섞인 한숨을 내쉬곤 했다. 그러나 뒤돌아보면 우리는 그렇게 약하기만 한 민족이 아니었다. 우리는 35년간 일본의 잔혹한 민족 말살 정치 아래에서도 끝내 독립을 이뤄내고 잿더미로 변해버린 국토를 '한강의 기적'으로 재건해냈다. 세계 스포츠 대전이라는 월드컵에서 처음에 우리의 기대는 그리 크지 않았다.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은 16강 진출을 약속했지만 우리는 그들의 약속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의 태극 전사들은 그 약속 이상의 신화를 이뤄냈다. 월드컵 참가 이래 첫 승의 한을 풀었고 이어 16강 진출,8강 진출,마침내 4강 진출까지 믿어지지 않는 일들이 이어졌다. 그들이 흘린 땀의 대가는 단순히 월드컵 4강 진출이 아니었다. 그 이상의 커다란 의미가 있었다. 그들의 신화와 함께 붉은 악마의 출현은 우리가 잊고 있던 참모습을 일깨워 주었다. 광화문에서 시작돼 전국적으로 번진 7백만명의 거리응원의 열정은 세계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놀라게 했다. 우리에게 이러한 열정이 있었던가 하고 모두가 놀랐다. 붉은 악마는 이제 '그들'이 아니라 '우리'였고 온 국민이 하나가 되었다. 역대 어느 정권,어떤 지도자도 해내지 못했던 국민 대화합을 마침내 이뤄냈다. 젊은 세대들이 자발적으로 일궈낸 이 위대한 성과는 우리 미래의 자화상이다. 이제는 더 이상 스스로를 비하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 스스로를 신뢰할 것이다. 더 이상 조용한 아침의 나라가 아니라 역동과 젊음의 나라로 세계는 기억될 것이다. '대∼한민국' 두 손을 들고 소리 높여 외치다 보면 복받쳐 오르는 이 뭉클함. 가족,동료,그리고 타인까지 모두가 하나된 이 어우러짐.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숨겨진 참모습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