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불안과 함께 아르헨티나 사태도 인접국으로 확산되는 소위 '테킬라 효과(tequila effect)'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미 칠레 베네수엘라가 금융불안에 휩싸였다. 최근 들어서는 브라질 우루과이 멕시코까지 금융시장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터키도 금융위기가 재연되고 있고 인도네시아 사태는 기술적 파산상태(technical default)에 처한지 오래됐다 현재 이들 국가의 금융위기는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단계를 지났다. 따라서 개도국 금융위기는 미국과 IMF가 어떤 입장을 보이느냐에 달려 있다. 문제는 부시 행정부 들어 미국과 미국 주도의 IMF가 개도국 금융위기에 대한 입장을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마틴 울프는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미국과 IMF가 인접국으로의 전염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신속지원의 원칙'을 취했던 것이 국제금융시장이 안정을 찾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며 "그러나 부시 행정부 이후 금융위기는 당사국의 책임이라는 '자기책임의 원칙'을 내세워 자금지원에 인색한 것이 개도국 금융위기 문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계속된 구제금융 지원으로 IMF의 재원사정도 많이 악화됐다. 현재 추가적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쿼터확대 방안을 모색중이나 회원국들의 비협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