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트롬'은 드럼세탁기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제품이다. 지난해 수입산 위주로 4만대 규모였던 국내 드럼세탁기 시장은 트롬이 나오면서 시장이 본격 성장하고 국산으로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다. LG전자는 고급 제품 중심의 신규 시장을 개척하자는 차원에서 올초 트롬을 출시했다. 유럽에 흔한 드럼세탁기는 세탁물의 엉킴이나 손상이 적고 건조 기능이 있어 해외 거주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꾸준히 인기였다. 반면 소음과 진동이 심하고 소용량인 것이 단점이었다. 트롬은 드럼세탁기의 장점은 취하고 단점은 개선됐다. 벨트 대신 인버터 모터가 세탁통을 돌리는 모터직접구동방식을 채택, 소음이 적다. 수입산 대부분은 용량이 5kg인데 반해 7.5kg급으로 만들어 담요와 커튼 세탁도 가능케 했다. 한국인의 생활 습관에 맞춰 95℃까지 가열하는 삶는 기능을 추가했다. 트롬은 일반 세탁기 저가 모델보다 두배 비싼 1백만원대 안팎이다. 하지만 가전 시장의 고급화가 추세여서 가격이 큰 걸림돌이 되지 않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드럼세탁기 시장 규모가 15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트롬이 이중 70%를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드럼세탁기는 지금까지 30~50대 고소득층이나 해외 거주 경험자가 주고객이었지만 LG전자는 적극적인 광고 집행, 우수 매장 포상, 각종 할인 및 경품 행사를 통해 신혼부부를 새로운 소비층으로 흡수해 드럼세탁기 시장 팽창을 이끌었다. 가전업계는 고가의 양문형 냉장고 붐이 냉장고 시장을 소생시켰듯이 드럼세탁기가 세탁기 시장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교체 수요를 자극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