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페라가모"를 꿈꾼다. 국내 제화업계의 선두주자인 에스콰이아가 내건 목표다. 한국 소비자들의 발에 꼭 맞는 편안하면서도 최고급 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목표다. 매장 분위기도 크게 달라졌다. 주고객층인 20,30대를 겨냥한 캐주얼풍의 세련된 디자인,크로스코디가 가능한 다양한 잡화... 이전에 에스콰이아 매장에서 찾아보기 어렵던 신선한 디자인의 제품이 고객을 절로 끌어들이고 있다. IMF 이전까지만해도 에스콰이아는 외형성장에 무게를 두어왔다. 상품권 매출 성장에 힘을 집중했고 20대에서 60대에 이르는 모든 연령대의 고객을 두루 겨냥해 매출을 키우는데 주력했다. 이 와중에 "핵심 고객이 없다"는 문제점이 부상했다. 모든 연령층을 대상으로 제품을 만들다 보니 어느 연령층으로부터도 확고한 지지를 얻지 못했다. "내 브랜드가 아니다" "살 물건이 없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이에 회사측은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패션의 막강 소비층인 20,30대 고객을 주고객층으로 정하고 차별적인 제품을 내놓기로 한 것.젊은 감각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내놓았고 CI작업을 통해 이미지 재구축에 힘썼다. 그리하여 지난해 승부수로 던진 것이 "퓨전 스타일".최근들어 국내외 선풍적인 유행을 일으킨 캐주얼의 바람을 활용한 작업이었다. 의류에서 주로 쓰이던 퓨전의 개념을 구두 핸드백과 코디소품에 도입해 개성있는 디자인을 만들어냈다. 대표적 사례가 "퓨전슈즈"라고 이름지은 스타일.정장구두에 캐주얼화의 편안한 창을 부착한 것이다. 제화업계에선 처음으로 시도한 "퓨전화"는 새로운 고객을 늘리고 시장을 선점하는 데 큰 몫을 해냈다. 또 까다로운 젊은 고개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존 드레스슈즈군으로 한정됐던 제품을 퓨전드레스,퓨전캐주얼,모던드레스,네오클래식 등으로 다양화했다. 퓨전 스타일의 제품은 소비자들의 높은 반응을 얻었고 결과적으로 에스콰이아 콜렉션이 재도약하는 발판이 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회사측은 새로운 과제로 제품의 "맛"을 살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보아서 좋고,신어서 편하며,남다른 느낌이 있는 신발을 원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페라가모"와 같은 이탈리아 구두에서 느끼는 이미지다. 이를 위해 회사측은 제품의 수준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에 최우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외부에 개발 전문 회사를 설립하여 사내 개발실과의 경쟁시스템을 도입하고 이탈리아 스타일리스트에게 디자인 자문을 구하고 현지 기술자를 기획과 생산 단계에 참여시키고 있다. 또 기존의 조달 본부를 조달과 도매 기능을 갖춘 독립회사로 분리시켰다. "단순히 만들어 공급한다"가 아닌 "잘 만들지 않으면 팔 수 없고,팔 수 없으면 문을 닫아야 한다"라는 과제를 제시한 것.디자이너부터 영업까지 전 사원이 목표고객알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고 해외 연수 기회를 확대한 것도 국내 최고 명품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의지에서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