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우승,이탈리아 2위,잉글랜드 3위,한국은 5위.' 제일모직 산하 삼성패션연구소가 20일 발표한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국 '유니폼 대결' 결과다. 연구소는 이날 발표한 '2002 FIFA 한·일 월드컵 유니폼 디자인 평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각국의 홈경기 유니폼을 상징성,기능성,패션성으로 나누어 종합 평가한 결과 아르헨티나가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는 국기의 스트라이프 패턴을 적절히 응용한 디자인이 자연스럽게 국가를 떠올리게 함으로써 상징성이 대단히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단색 일변도인 축구 유니폼이 주는 단조로움을 극복한 블루톤의 경쾌한 줄무늬는 패션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었다. 2위 이탈리아팀은 패션성에서 만점을 받았다. 여느 헐렁한 유니폼과 달리 몸에 착 달라붙는 실루엣이 멋스러울 뿐 아니라 상대편이 옷을 쉽게 잡아당길 수 없어 기능성도 월등하다고 분석했다. 또 지중해빛 푸른 유니폼이 청량감을 주며 '아주리 군단'이라는 애칭을 얻게 할 만큼 인지도가 높다는 사실도 고득점 요인이었다. 3위 잉글랜드 유니폼 역시 국기를 응용한 깔끔하고 절제된 디자인으로 패션감각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베컴,오언 등 꽃미남 선수에 힘입어 상업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4위 크로아티아 유니폼은 국기 중앙에 그려진 바둑판 문양을 활용한 디자인으로 상징성에서는 점수를 얻었지만 지나치게 화려하다는 이유로 패션성에서 점수가 깎였다. 포르투갈 브라질 스웨덴과 동점으로 공동 5위에 오른 한국팀 유니폼도 패셔너블하다는 평을 얻었다. 태극 문양인 빨간색과 파란색을 활용하되 채도를 낮춘 핫레드와 데님블루로 응용한 점이 돋보인다는 것. 패션대국인 프랑스 대표팀의 푸른 유니폼은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을 받으며 덴마크 아일랜드와 함께 공동 9위에 머물렀다. 월드컵 대표팀 유니폼의 색상은 국기의 컬러를 바탕으로 구성하는 게 대세. 전반적으로 지난 98년 대회보다 한층 밝아졌다고 삼성패션연구소는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는 홈경기 유니폼 상의를 기준으로 붉은 계통이 10개국,화이트 8개국,블루 6개국,그린 4개국,옐로 3개국,블랙 1개국 순으로 레드 계통이 가장 많았다. 컬러패턴은 단색이 28개국으로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목선은 라운드가 16개국으로 가장 많았고 V네크 6개국. 소매 디자인은 헐렁한 짧은 소매가 30개국으로 압도적이다. 지난 2월 아프리칸 네이션스컵에서 파격적인 민소매 유니폼을 선보였던 카메룬은 이번 대회에는 소매부분에 투명한 천을 덧댄 준민소매를 입고 나왔다. FIFA 로고를 부착할 데가 없다는 이유로 반대에 부딪쳐 타협점을 찾은 결과다. 이탈리아의 '쫄티 패션'은 상대방 선수가 붙잡기 쉽지 않고 혹시 붙들더라도 엄청나게 늘어나 파울을 유도하기 쉽다는 점에서 기능성 의류로 첫 손에 꼽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삼성패션연구소 표유경 연구원은 "월드컵 개최와 한국팀 선전을 통해 다양한 트렌드가 양산되고 있다"며 "대표적인 붉은색 유행은 일시적 현상으로 월드컵이 끝나면 누그러지겠지만 그 영향에 따라 보다 선명하고 경쾌한 컬러가 유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