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발현억제(Gene silencing)기법을 이용하면 특정 유전자의 기능이 차단될때 나타나는 현상을 순식간에 파악할수 있어 어떤 유전자가 무슨 기능을 하는지를 기존의방법보다 빠르고 명확하게 알수 있습니다.이 방법으로 애기장대의 2만5천개 유전자중 아직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2천여개 유전자의 기능을 3~4년안에 밝혀낼 예정입니다" 금호문화재단 선정 '금호국제과학상'의 세 번째 수상자인 데이비드 발콤 영국 세인스버리연구소 소장(50)은 20일 금호그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식물분자생물학 분야의 가장 권위있는 상을 받게 돼 개인뿐만 아니라 세인스버리연구소의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 사일런싱은 안티센스(Anti sense:특정 유전자가 발현하지 못하도록 반대되는 염기서열을 붙여 자물쇠를 채우는 기법) 등 다른 방법에 비해 더 직접적이고 선택적인 방법으로 특정 유전자의 기능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마치 특정 유전자에 총부리를 들이대고 파괴시키는 것과 비슷하죠." 발콤 소장은 진 사일런싱을 이용해 파파야에 기생하는 모자이크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갖는 신품종을 하와이에서 개발했다. 토마토를 장기간 보관할 수 있도록 개량한 '플레이버 세이버'라는 품종도 진 사일런싱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그는 또 목재의 섬유질인 리그닌의 생성유전자를 억제함으로써 종이 만들기에 좋은 나무를 얻을 수 있으며,유채 옥수수 콩 같은 기름을 뽑는 작물의 경우 불순한 성분을 만드는 유전자의 발현을 막음으로써 기름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발콤 소장은 "진 사일런싱은 유전체 연구를 단기간에 마칠 수 있는 수단으로 유용하다"며 "식물뿐만 아니라 동물의 유전체 연구나 암 유전자치료에도 진 사일런싱 기법을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