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프랜차이즈 시대가 본격 열리고 있다. 맥도날드 KFC 파파이스 등 해외 브랜드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던 프랜차이즈 수입국에서 벗어나 그동안 축적된 경험과 운영 노하우를 해외시장에 수출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약 20년전으로 1979년 롯데리아 소공동점이 문을 연 것이 시초다. 그 후 80년대 50여개였던 프랜차이즈 본사가 90년대 들어 급속히 늘어 최근에는 2백50여개 업종에 걸쳐 1천5백개의 본사와 12만개의 가맹점이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양적 팽창기를 통해 국내외 프랜차이즈 업체간의 치열한 경쟁을 거치면서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이 출현한 것이 글로벌 프랜차이즈 시대를 앞당긴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외식업 =가장 많이 해외에 진출한 프랜차이즈 아이템은 단연 외식업종. 그동안 국제화가 많이 진행되고 동서양의 음식이 퓨전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외국인 입맛에 맞는 외식메뉴가 개발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외식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업체중 하나는 'BHC'. 이 회사는 현재 일본 인도네시아 중국 등 해외 5곳에 지사를 설립했고 러시아 독일 뉴질랜드 동티모르 등 14개국 43개 도시에 가맹점을 열기 위해 상담을 진행중이다. 우리의 전통음식인 비빔밥을 패스트푸드로 개발한 '오리엔스FD'는 한스비빔밥이란 이름으로 지난달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지사를 설립했다. 또 뉴욕 워싱턴 등 동부 지역에도 진출해 점차 영업망을 넓혀 나갈 예정이다. 국내에서 1천3백개 치킨 전문 BBQ 매장을 거느리고 있는 제너시스는 크리스마스 직전인 12월14일 중국 베이징에 BBQ의 현지 브랜드인 '바이베이커(百倍客)' 첫 점포(매장면적 3백평)를 연다. 이를 위해 중국 KFC 지분의 10%를 보유하고 있는 화도그룹과 제휴했다. 제너시스는 로열티로 40만달러와 매출액의 2%를 받게 된다. 유통 및 서비스업 =남성 미용 프랜차이즈 '블루클럽'은 중국에 진출해 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미용학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신발 세탁 전문점 '운동화 빠는 날'을 운영하는 '좋은세상'은 연말께 미국 로스앤젤레스나 시카고에 첫 해외점포를 오픈한다. 현재 세탁업 경험이 있는 한인 사업가들과 로열티, 설비 공급 등에 관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좋은세상은 브랜드뿐 아니라 자체 개발한 설비도 수출할 예정이며 설비 수출가격은 점포당 1만3천~1만5천달러로 보고 있다. 교육.오락업 =한국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로 성장한 PC방의 해외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은 물론 스웨덴 싱가포르 등 세계 각국에서 한국 PC방 개설에 관한 문의가 줄을 잇고 있는 상태. PC방 이용자도 처음에는 교포 위주였으나 차츰 현지인들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멀티PC방 프랜차이즈인 '사이버리아'는 일본 도쿄와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에 20여개의 PC방을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프랑스 등 유럽지역으로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예카스테이션'은 미국 뉴욕에 2백80여평 규모의 '웹투존(Web2Zone)' PC방을 오픈한 것을 계기로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 미국 주요 도시와 캐나다 밴쿠버에도 체인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학습지 업체중 해외 사업을 가장 활발히 벌이는 업체는 재능교육. 이 회사는 지난 1992년 미국에 현지법인 'JEI아메리카'를 설립,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 전역에 70여개의 'JEI러닝센터'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전망 =국제교류가 활발해지면서 국내외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가 급팽창하고 있어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사업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수출은 단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일반 수출과는 달리 사업운영 시스템을 판매한다는 차이점 때문에 프랜차이즈 수출이 활성화되면 국제 경쟁력을 갖춘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많이 생겨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 도움말=유재수 한국창업개발연구원장(한경 창업자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