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가전시장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국내 홈네트워크 표준화 사업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이견으로 주춤거리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자원부 산하 홈네트워크 표준화를 담당하고 있는 PLC포럼에서 채택한 기술표준안에 대해 삼성전자가 기술적 미비 등을 이유로 보완을 요구,상용화에 차질을 빚고 있다. PLC포럼은 전력선을 이용한 한국형 홈네트워크 프로토콜로 HNCP(홈네트워크 콘트롤 프로토콜)를 확정,상용화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4백50㎑ 주파수 대역에서 각 전자제품의 제어신호를 원격으로 주고 받을 수 있도록 개발됐으며 제품간 데이터 전송속도는 9.6Kbps로 정해졌다. 삼성측은 그러나 이 기술표준안이 LG전자의 홈네트워크 기술규격인 LNCP와 유사한데다 기능성 저하를 이유로 받아들이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기술적으로도 네트워크 연결성이 떨어지고 플러그-인 앤드 플레이(Plug-In&Play) 기능이 약할 뿐 아니라 제어신호 처리 용량과 속도에 문제가 있어 상용화하기에는 무리라는 입장이다. 삼성 측은 현재로서는 HNCP를 활용한 홈네트워크용 가전제품의 개발 및 생산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며 기술보완이 선결조건이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올지도 모르는 기술을 제품에 적용해 판매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삼성측은 자사의 홈네트워크 브랜드인 '홈비타'와 PLC포럼의 기술표준안을 호환시키는 쪽으로 사업전략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PLC포럼 내에서 삼성과 LG전자의 미묘한 역학관계도 합의안 도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재 PLC포럼 내에 기술표준안을 도출해 내는 디지털 분과위원회는 LG가,제품화 여부를 결정짓는 상용화추진위원회는 삼성이 각각 위원장을 맡고 있다. PLC포럼측은 이에 대해 삼성측의 지적은 충분히 기술적으로 보완가능하다며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PLC포럼 내에 핵심 컨소시엄사인 삼성과 LG전자의 의견차이로 당초 올해안으로 예정됐던 홈네트워크 제품의 상용화는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 용어풀이 ] PLC(Power Line Communication):가정내에 깔려있는 전기선을 통신망으로 활용해 별도의 배선 설치가 필요없이 가전제품을 원격제어하는 기술. 초고속 통신망과도 연계,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검색하고 기기간 음성,데이터 등을 주고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