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들이 해외 MBA 출신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한국기업의 이미지가 개선되면서 해외 MBA들의 국내기업 선호도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삼성그룹은 2000년에 2백20명,지난해 1백60명의 해외MBA 출신을 뽑은데 이어 올해는 채용규모를 2백50여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노인식 삼성구조본 인력팀장은 "요즘은 해외MBA를 채용하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며 "5년 전만해도 미국에 가서 인재를 뽑기는 쉽지 않았지만 이젠 톱10 명문MBA 출신이 아니면 채용한다는 보장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오는 20일부터 해외 현지 채용과 홈페이지(hyundai-motor.com,kia.co.kr)를 통해 1백∼2백명의 미국MBA 출신을 뽑는 한편 향후엔 일본과 유럽으로 채용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는 별도로 사내에도 MBA과정을 만들어 올해 1백50명 등 향후 5년간 8백명을 교육시키기로 했다. LG전자는 미국 MBA와 석·박사 과정에 있는 30명을 인턴으로 채용해 교육시키는 '디지털리더캠프'과정을 17일부터 신설해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LG그룹은 올해 1백여명의 MBA 출신을 채용할 계획이다. 매년 세계 톱10 MBA를 졸업하는 한국인은 1백여명에 달하지만(JCMBA 추정) 이들은 불과 몇년 전만해도 외국계컨설팅사나 투자은행 등에 취업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조직문화 및 이미지 개선에 힘입어 대기업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늘고 있으며 대기업들은 조직의 글로벌화와 고급 인력 확보 차원에서 이들을 적극 흡수하고 있다. 미국 미주리대학에서 MBA를 마친 후 외국계 컨설팅사에서 근무하다 작년말 대기업으로 옮긴 신모씨(32)는 "기업문화가 유연해져 대기업에서도 경력관리가 가능해진데다 CEO(최고경영자)까지 욕심을 내자면 한국회사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수입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이직 배경을 설명했다. 노인식 전무는 "MBA출신은 어학 및 분석능력에서 우수하고 다시 한국 회사를 지망했을 때는 분명한 목표가 있기 때문에 전문성에서도 인정받는다"며 "채용을 계속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