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baek@ktb.co.kr 벤처투자는 말 그대로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사업모델이다. 따라서 단순한 수치상으로는 성공확률보다 실패확률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실패가 많은 만큼 그에 대한 새로운 도전도 많아지면서 성공시의 높은 수익을 목표로 하는 사업의 속성상 실패가 용인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성공사례를 나누려는 사람은 많아도 실패사례를 나누려는 노력은 좀 부족해 보인다. 성공했을 때 자신이 이러한 노력을 했노라고 말하는 사람은 이루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지만 위기상황에 닥쳐 난관을 헤쳐나가지 못했을 때는 그 사례에 대해 모두들 쉬쉬하면서 덮어버리기에 급급한 것이 현실이다. 발명왕 에디슨은 2천번에 가까운 시행착오를 거쳐 전등을 발명했을 때 "그 과정은 실패가 아니라 목표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2천계단을 올라간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자타가 인정하고 있는 GE는 창업 이래 중요한 사고나 고장 등 실패 정보를 상세히 기록 정리해 보물처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성공하는 조직은 실패를 숨기거나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쳐 성공을 향한 계단으로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 있다. 과거의 실패를 캐내는 것은 과거의 발견인 동시에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공사례만을 자산화할 것이 아니라 실패사례도 기업의 자산화를 해야 한다. 실패사례 발생시 주변상황,원인,대처방안,결과 등 객관적 정보를 세밀히 기록하고 담당자의 의견을 남겨 다른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국의 장쩌민(江澤民) 주석은 '전사불망 후사지사(前事不忘 後事之師)'라는 말을 애용한다고 한다. 과거의 실패를 미래의 교훈으로 삼자는 의미다. 다롄(大連)의 청일전쟁 기념 박물관 처마에도 이 구호가 걸려 있다. 실패를 자산화하기 위한 선결조건은 실패를 인정하는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다. 실패 후 성공한 사람의 모습이 더 아름답다고 칭송하고 실패한 사람에게 괜찮다고 어깨를 두드려줄 듯 하면서도 막상 한 번 실패한 사람에게는 엄청나게 냉혹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실패는 그 사람이 실패자라는 것이 아니라 다만 아직 성공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실패는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새롭게 배웠다는 것이다.